인천 숭의아레나파크(숭의축구전용구장)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2만5000석 규모의 현대식 시설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모델삼아 각종 수익시설을 유치,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했던 경기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 남구청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숭의구장에 입점할 예정이었던 대형할인마트에 대한 등록 허가를 반려한 것이다. 대형마트 입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기장 완공은 불가능하다.

당초 숭의구장 건설은 인천시가 아닌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발주한 사업이다. 인천도개공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경기장을 건설한 뒤, 경기장을 인천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었고, 인천시는 인천 구단을 위탁 사업자로 선정할 생각이었다.

민간자본을 댈 곳은 입점을 추진한 대형마트였다. 이들은 전체 공사비 70% 가량을 입점 후 지불할 예정이었다. 바로 옆에 건설 중인 주상복합 아파트 문제도 걸려 있지만 경기장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시공사 측은 이달 말 다시 입점 허가서를 남구청에 제출할 계획이나, 이마저도 반려된다면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은 전통재래상권 위협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숭의구장 반경 1.5㎞ 내에 위치한 재래시장만 5개다. 이들의 생존이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상인들도 연일 입점 반대 시위를 펼치면서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 여론조사 결과는 이들의 주장과 다르다. 시공사가 환경측정을 위해 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주민 75%가 마트 입점에 찬성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를 받아든 인천시도 입점 허가 쪽으로 남구청을 설득하면서 대형마트가 들어설 자리에 인천시 소재 공공기관을 이전시키는 가능성도 타전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대형마트 입점을 목표로 건설했던 시설인만큼 용도 변경이 힘들었다. 남구청 측은 마트 입점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숭의구장이 완공되지 못한채 흉물로 남게 될 경우 손실은 고스란히 인천 시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시공사가 청구하는 손해배상금액은 인천도개공이 물게 된다.

그러나 인천시의 뜻을 받들어 발주에 나섰던 인천도개공 역시 인천시에 적절한 배상을 요구할 것이 뻔하다. 이럴 경우 비용은 인천시민들의 혈세로 충당된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사태를 관망할 뿐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정의 최고 결정권자임에도 불구하고 관할구와 조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8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숭의구장 문제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경기장이 완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여러 문제가 있으니 현재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송 시장은 인천시 재정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올초 불편하다는 이유로 구입한 지 5년도 안된 관용 차량을 관리규정까지 바꿔가며 교체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인천=정환우 기자  wkdrhkdcns1@naver.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