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디저트 브랜드 5개 점포 다음달 오픈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경기북부지역의 최대 재래시장인 의정부 제일시장에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재래시장의 위상이 흔들린지 오래지만 이 곳은 손님들이 꾸준하다.

손님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이 곳이라고 해서 젊은 층이 재래시장을 외면하는 현실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욕심을 냈다.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3억원을 지원해 힘을 보탰다.

변화의 원동력인 아이디어는 젊은 대학생들이 냈다. 경영, 광고, 디자인, 요리를 전공하는 대학생 35명('젊은 도전팀')이 자신들과 같은 청년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자 지난해 말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4개월여가 지난 29일, 제일시장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 곳은 시장의 2층 주차장. 주차장 30면을 활용해 정사각형 모양의 작은 컨테이너 5개와 큰 컨테이너 1개가 놓여져 있다.

아직 문을 열지는 않았지만, 주황색과 아이보리색으로 포인트를 준 작은 컨테이너 5개에는 5개의 한식 디저트 가게가 들어설 예정이다.

미숫가루 아이스크림, 맛탕 맛이 나는 누룽지 튀김, 복분자나 흑임자같은 전통 재료를 활용한 푸딩, 찹쌀로 만든 와플, 율무라떼나 유자에이드 등 퓨전 디저트를 파는 곳이다.

호텔조리학과 학생들이 메뉴를 개발했다면 경영 전공 학생들은 가게마다 메뉴의 특성을 살린 브랜드를 찾아냈다.

고구마 맛탕에 섞은 누룽지 튀김을 파는 곳은 '바삭한 꿀단지', 미숫가루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은 '미수'(MISU)라고 세련되면서도 참신한 이름을 붙여 젊은 층이 기억하고 꾸준히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되게 했다.

가게를 운영할 젊은 CEO 5명도 이들이 직접 뽑았다. 경기도 일자리센터와 구인 사이트에 광고를 내 모여든 100명을 인터뷰했는데, 끼와 창업 의지, 다른 상인들과 어울리기 위한 붙임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가게 옆에 설치된 2층짜리 대형 컨테이너는 전망대식 쉼터다. 가게에서 먹거나 마실 것을 산 후 이곳으로 들어오면 된다. 점포와 쉼터는 다음달 중 오픈한다.

분식 점포들이 모인 떡볶이 거리와 빵집 등 일부 가게들도 특성화했다.

기존 가게들은 지금까지 '쌍둥이네', '호돌이네' 같은 식으로 단순히 이름만 내걸었다. 젊은 도전팀은 주인들을 인터뷰해 가게마다 내세우는 메뉴와 역사를 미니 현수막에 담아 걸었다.

쌍둥이네에는 '의정부 육거리 명물 쌍둥이네, 초등학교 시절 먹었던 떡볶이 맛'이라고, 호돌이네에는 'SINCE 1988'이라는 문구와 함께 주요 메뉴 사진을 넣는 식이다.

빵집 한 곳도 새롭게 변했다. 가게 주인 얼굴을 캐릭터화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판매대와 간판을 현대식으로 바꿨으며, 주인이 개발한 빵에는 '형님빵'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지난달 26일 저녁에는 시장 홍보 차원에서 전통음식을 곁들인 DJ 클럽파티가 열렸다. 떡볶이, 순대 안주를 곁들여 전통주 막걸리를 팔고 직접 섭외한 DJ가 경쾌한 음악으로 흥을 돋웠다.

이날 파티는 젊은 층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모두 600여명이 왔는데 10대와 20대만 500명에 가까웠다. 이 곳에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제일시장 상인회의 고병빈 총무과장은 "시장 상인들의 대부분이 40대 이상이다 보니 감각이 부족하다. 젊은이들이 우리에게 없는 부분을 해주니 상인 대부분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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