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8월 11일 오후 10월 재보선 지역 중 한 곳인 강원도 강릉을 방문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박 전 대표는 오는 15일 ‘한나라당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특위’ 고문 자격으로 발대식에 참여하기 위해 강원도 춘천을 찾을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춘천행이 형식적으로는 유치특위 활동차원이지만, 사실상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간접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특위 발대식에는 강원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예비 후보들도 참석해 인사말을 겸한 정견발표 순서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견발표회라기 보단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후보들의 소신과 인사말 정도는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특위 발대식과 함께 당 보선 출범식을 겸하게 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춘천행을 두고 일각에선 차기 대선을 고려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08년 총선 이후 박 전 대표가 각종 선거를 앞두고 움직인 것은 거의 없는 데다 박 전 대표가 사실상의 선거지원 활동으로 빼앗겼던 강원지사를 되찾아오는 데 일조할 경우, 차기 대권 행보에 적지 않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이번 방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대권행보를 확장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지난 지방선거 등과 달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모양새를 취한다는 측면에서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순수하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을 위해 강원도에 가는 것”이라며 “선거 지원 등의 정치적 목적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춘천행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를 비롯,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나경원·정두언·서병수 최고위원, 심재철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와 특위 고문인 정몽준 전 대표 등 중진의원 상당수가 이날 행사에 총출동해 ‘한나라당 바람’을 몰아친다는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또 내달 4~5일 열리는 강원지사 후보 경선 투·개표 행사에도 박 전 대표가 참석해 주길 바라는 눈치다. 원 사무총장은 “당으로서야 다다익선 아니겠느냐”면서 “지난 본회의 때 안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박 전 대표에게 강원도에 대한 많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박 전 대표의 그동안 소신과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되지도 않을 일을 요청하는 등 무례를 범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 "박근혜 춘천행 강원지사 보선에 영향력 크다" 전망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의 이번 방문이 강원지사 보선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 “강원도에서 박 전 대표가 인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이 (보궐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당직자는 또 “박 전 대표가 특위에 참여한 것이 올림픽 유치 열기가 높은 강원도에 한나라당과 정부가 얼마나 평창 유치를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 아니겠느냐”면서 “최소한 한나라당과 정부 때문에 평창 유치가 ‘됐네, 안 됐네’의 논란은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의원도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방문이 순수하게 특위 활동 차원이지만, 간접적인 선거지원 효과까지 부정할 순 없지 않겠느냐”며 “그간 정부와 당에 서운한 마음을 가졌던 강원도의 민심을 바꾸는 데는 일정 부분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 소장도 “박 전 대표는 이번 방문을 통해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강원지사 보선에서도 충분히 박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일각에선 박 전 대표 방문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가 참석 이유를 ‘특위 활동 차원’으로 선을 긋고 있는 데다 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엄기영 전 MBC 사장과 박 전 대표를 직결시킬 수 있는 ‘교집합’이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분이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강원도의 우호적 민심이 한나라당 후보로 쏠리게 하는 데까진 실질적인 영향력이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소장은 “박 전 대표의 상징적 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강원 도민들은 유력 후보를 보고 투표하는 게 아니라 박 전 대표를 보고 투표하는 후광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정환우 기자  wkdrhkdc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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