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부부는 주소지는 서울시 광진구로 돼 있지만, 거처가 없어 찜질방, 여인숙을 전전하면 살아왔다. 최근 가지고 있던 돈을 다 쓰자 공중화장실이나 공원 등에서 노숙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다.

김씨의 처는 임신 사실을 몰랐다가 최근 5개월 째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씨는 사망한 아버지로부터 부채상속을 떠안은데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광진구 복지기동반은 지난 23일 도움이 절실한 김모 부부를 찾아냈다. 상담을 통해 임신 산전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던 김씨의 처를 병원과 연계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고운맘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긴급구호로 주거비 20만원과 식비 21만원을 지원해 얼마동안 숙식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부채상속 등에 관해 한정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며, 관할 지자체는 김모 부부가 향후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키로 했다.
부산광역시 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정모 씨는 남편의 외도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식당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최근 손목 인대손상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돼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함께 사는 친청 어머니는 고혈압과 관절염으로 거동이 어렵고 최근 양쪽 다리에 큰 종양이 발견됐지만 치료비가 없어 구체적인 진단조차 못 받고 있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정씨를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복지사각지대 전국 일제조사 안내문'을 본 이웃주민의 적극적인 신고 때문이었다.

관할 지자체는 심사를 통해 정씨를 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적십자 구호물품을 우선 지원해 줬다. 앞으로 민간복지 자원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가 지원될 예정이다.

정부가 김모 부부처럼 복지 지원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회적 약자를 찾기 위한 일제조사를 벌릴 결과, 4일 만에 1700여명의 복지 소외계층을 찾아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복지 사각지대 전국 일제조사'를 실시, 1721명의 복지 소외자를 찾아냈다. 이 중 시민들의 신고에 의해 발굴된 경우는 495명, 행정기관의 직접조사를 통해 726명, 본인이 스스로 신고한 경우는 500명이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5월25일 전북 익산시청을 방문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연계보호를 위한 추진현황 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발굴건수로는 1337건. 교각이나 공중화장실 등 이번 조사의 실질적인 발굴대상인 비정형부분에서 443건이 발굴돼 전체 발굴건수의 약 33%에 달했다.

새로 찾아낸 복지 소외자를 유형별로 보면 노인이 479명으로 가장 많았고, 아동이 167명, 장애인이 135명, 정신질환 의심자가 78명, 가출청소년이 21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 376명, 50~59세 327명, 60~69세 313명 순서로 많았으며, 10~19세 청소년이 131명, 0~9세 아동도 74명이나 있었다.

발견된 장소는 폐가(74명)와 여관·여인숙(71명), 창고 및 컨테이너(46명), 비닐하우스(40명), 버스터미널 주변(37명), 철거 예정 지역(30명) 등의 순이었다. 공중화장실(9명)·교각주변(11명)·공원 및 공원주변(14명)도 적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750명이 생계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의료(237명), 주거(173명), 시설입소(73명), 일자리(65명), 교육(28명)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복지부는 이번에 발굴된 1721명 중 230명은 긴급복지 지원이나 기초생활수급 등 정부의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71명은 민간분야의 복지자원과 연계시켜 줬다. 그외 1061명에 대해서는 조치 중이며, 359명은 지원기준 초과·위기상황 미해당 등으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복지 소외계층 찾기는 지난 5월2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발단이 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는 거주지 불분명 등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도 해당되지 않아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람들이 있다"며 "국가가 일제점검을 통해 이런 사람들을 찾아 보살펴 줘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복지사각지대 전국 일제조사 추진계획'을 마련해 5월16일 중앙 일제조사추진단 회의와 시·도 복지담당국장 회의를 열어 조사와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확정했다.

조사는 '찾아주세요! 알려주세요! 소외된 우리 이웃'을 내걸고 내달 15일까지 일제조사를 진행한다. 지금까지의 결과에서도 들어났듯이, 이번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복지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민들이 혼연일체가 필요하다.

주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있다면 보건복지콜센터(국번없이 129번)나 관할 시·군·구 신고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일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내실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맞춤형복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지역별 사례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한편,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등 복지담당 인력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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