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학교 자투리 텃밭에 봄부터 가꾼 밀대를 꺾어서 볏단에 불을 지피고, 살짝 구워 손으로 비벼 통통하게 살 오른 밀알을 보면서 처음엔 “이 까만 것을 어떻게 먹어?”하는 심난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어느 새 한 움큼씩 입안에 털어 넣고 톡톡 깨물어 먹으며 구수한 맛을 즐기는 모습과 아울러, 자기 얼굴 검어진 줄은 모르고 친구의 까만 얼굴을 보고서 ‘까르르’ 웃던 친구들이 조용해지더니 살금살금 선생님을 공격하러 나서서 예쁜 선생님 얼굴을 숯검댕이로 만들어 놓았다.

이 모습을 보며 모두들 한바탕 웃으며 전교생이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이 날 유태희 교장은 “예전에는 밀사리가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했던 것이지만 지금은 먹을 것이 많아 잊혀져 가는 놀이지만 이러한 행사를 통해 우리의 밀을 바로 알고 사랑하면서 먹는 우리 아이들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전북=강희복 기자  kang74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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