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베이 스피리트호 사고’로 시름에 빠진 태안군 주민들이 무자(戊子)년 새해 첫날을 맞아 지역 명산인 백화산에 올라 복구 의지를 다지며 ‘희망찬 새해’를 다짐했다.

태안군은 애초 기름유출사고로 모든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려 했으나 실의에 빠진 군민들에게 새 희망을 불어넣자는 의견이 모아져 꽃지해수욕장을 비롯해 연포, 영목항 등에서 진행해오던 10여개 해맞이 행사는 모두 취소하고 백화산에서만 해맞이 행사를 했다.

새해 아침 영하권의 강추위에도 주민 1000여 명이 참여한 해맞이 행사는 한 해의 처음을 하늘에 알리는 ‘제천제’를 시작으로 ‘유류피해에 대한 태안반도 살리기 염원낭독’, ‘희망기원 함성 보내기’, ‘신년사’ 등 순서로 진행됐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돌이켜 보면 지난 한 해는 우리가 목표한 바를 하나하나 이뤄내는 보람의 시간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기름 유출 사고로 지금 우리 군은 시련의 시기를 맞았다”라며 “하지만 우리가 모두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이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안군의회 이용희 의장은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의 손길은 정녕 헛되지 않으리라 믿고 있다”며 “올 한해도 저 떠오르는 태양과 같은 의지와 정열로 지금의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해 가자”라고 말했다.

태안반도 살리기 염원문을 낭독한 윤현정양(17·태안고 2년)은 “새까만 기름이 가득했던 만리포 백사장이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으로 20여 일만에 제모습을 찾아가는 것을 보며 태안의 기적이라는 말을 새삼 느꼈다”라며 “관광 태안의 명성을 되찾고 태안경제가 살아나 저희가 아무 걱정 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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