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도심인 둔산과 탄방동 등 이른바 ‘메디컬 센터’ 지역 클리닉 빌딩들의 횡포(?)로 인해 약국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이들 지역의 클리닉 빌딩들은 다양한 진료과 병원들이 집결해 있다는 이유로 입점 약국을 상대로 일반 상가의 3배 이상, 원도심 지역의 두 배 이상 임대료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 수요에 비해 약국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네거리 근처.

100여 개소의 병원들이 몰려 있지만 이들의 환자 수요를 감당할 약국들은 많지 않다.

이곳에는 네거리를 중심으로 피부과와 성형외과, 치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 100여개 가까운 병원이 자리하고 있어 약국들이 입점을 꿈꾸고 있는 노른자위이다.

하지만 대로를 지나면서 보이는 약국들은 3-4곳에 불과하다. 턱없이 높은 빌딩 임대료 때문에 약국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셈이다.

네거리 중심부에 신축되는 건물의 약국 임대료는 평당 4000만원을 호가한다.

이곳은 당초 40평형의 약국을 내놓았으나 임대가 되지 않아 20평형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입점하기로 한 약국은 20평형 임대료로 8억원을 지불키로 했다.

둔산 일부 병원을 끼고 있는 약국은 30억원까지 치솟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탄방동 롯데백화점 근처와 노은동 지역도 마찬가지다.

분양중인 S 클리닉의 경우 평당 임대료가 3000만원, 분양가는 4000만원을 호가한다.

이곳도 50여개 이상의 병원이 몰려 있지만 대로변 약국은 3-4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은동 지역도 3-4개의 병원이 입주한 건물은 평당 3000만원대 후반에 약국 임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도심 지역이 평당 평균 2000여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 일반 상가 임대료보다 적게는 1000만원 이상, 많게는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으로 환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집 근처 약국이나 먼 곳까지 원정을 다니고 있지만 처방받은 약을 투약받기가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다.

동구 신흥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이들 지역에 약국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임대료가 싼 건물 후미진 곳이나 한두 블록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며 “병원과 클리닉 빌딩의 횡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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