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장정치를 강화하는 등 추석 연휴 뒤에는 대선경쟁이 조기에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지난 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대선후보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박 전 대표를 앞서며 이른바 '안풍'을 몰고 왔다.

이 때문에 대선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가당치도 않다"는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은 이미 내년 대선의 강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실제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해도 국민의 민심 폭발이 가만 두지 않는다"며 안 원장이 대선주자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도 안 원장의 대선 출마는 "본인이 결단할 문제이지만 바람직한 일"이며 "반가운 일"이라고 환영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전 대표와 문 이사장이 양자 대결을 벌이면 45.1% 대 37.5%로 접전을 벌인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이후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던 박 전 대표 쪽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박근혜 대세론'에 이미 금이 간 것 아니냐는 평가 속에 박 전 대표는 정책·현장정치 강화로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현실에 바탕을 둔 탄탄한 것들"이라며 현장정치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에는 인천 중부고용노동청 인천교육센터를 방문했고 이어 8일에는 복지와 재정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국민들과 소통을 하는 움직임은 이미 많이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공부한 것을 갖고 현장에 확인해보고 싶어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게 날 선 발언을 잇따라 던지며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도 안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전 대표는 "정치적·제도적 기반이 없는 대중적 인기는 신기루"라거나 "특출난 개인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은 민주주의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풍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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