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인당 진료비 수백만 원 웃돌아 관리대책 시급


자치단체마다 의료 진료비를 무상으로 지원받는 의료급여 수급자 중 연간 1000일(1일 평균 3회) 이상 병·의원과 약국 등을 이용하는 이른바 '의료쇼핑' 자가 많아 정부의 의료급여 지원금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수급자들은 중복 투약에 따른 약물 오·남용 등으로 개인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데다 연간 1인당 진료비도 수백만 원을 웃돌고 있어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의료 관리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수급자들에게 정부 의료급여 진료비가 전액 제공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선정된 김해시 부원동 ㄱ(여·52) 씨는 지난해 1505일을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한 것으로 시 조사에서 드러났다. 연간 7개 병·의원에서 238건의 진료를 받아 진료비만 814만 원이 넘었다.

고혈압과 당뇨환자인 김해시 구산동 ㄴ(여·72) 씨는 지난해 질병 치료를 위해 1922일을 병·의원과 약국을 다녔다. 병·의원 13개소와 약국 9개소를 다니면서 진료비만 1267만 원을 초과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3회 이상 병·의원과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진료를 받은 셈이다.

이러다 보니 약물투여가 필요없는 상황인데도 중복투약과 약물 오·남용으로 말미암아 건강을 해치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김해시의 경우 지난해 말 의료급여 수급자는 전체 8945가구에 1만 5649명이었다. 이들은 한 해 총 349만 3296일(1인 평균 223일)을 병·의원과 약국을 찾았다.

진료건수는 53만 6032건으로 한 명이 평균 34건의 진료를 받았다. 한해 동안 정부가 진료비를 지원한 금액만 총 381억 3210만 원에 달해 1인 평균 243만여 원의 진료비가 나간 셈이다.

특히 이들 수급자 중 연간 1000일 이상 병·의원과 약국을 찾은 수급자만 30명이 넘었다. 이들은 1인 평균 연간 정부 의료급여 지원금으로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한 일수가 1391일이었고 진료비만 663만 8000원에 달했다. 의료기관도 연간 평균 10개 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정은 도내 자치단체마다 비슷하다는 게 해당 자치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해시는 정부 의료급여 지원비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수급자들의 잘못된 의료기관 이용 인식을 바로잡고자 도내 처음으로 연간 1000일 이상 의료급여 이용자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30% 이상 감소시킨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들에 대한 중점 관리에 들어갔다.

간호사로 구성된 의료급여 관리사 2명이 수시로 이들을 찾아 중복 투약에 따른 약물 오·남용의 실태와 습관적 의료기관 이용으로 말미암은 의료부작용을 인식시켜 불필요한 의료급여 비용 증가 요인을 미리 막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수년간 반복돼 온 고질적 의료쇼핑자들을 관리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이들이 몸이 아파서 꼭 병·의원을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할 때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정보와 건강 상담 등을 통해 진료비를 절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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