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회원들이 28일 오전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대선주조 대주주인 롯데우유의 대선주조 매각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대선주조㈜의 대주주인 신준호 롯데우유 회장측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는 지분 전량매각에 나서 '먹튀' 비난을 사면서 일부 부산지역 소비자들 사이에 부산 소주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시원소주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기업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지난 1930년 설립 후 78년간 대선주조를 사랑해온 지역 시민들이 대주주가 '다른 도시로 공장을 이전할 수도 있다'며 신축공장 허가를 요구하다 그 요구가 충족되자마자 고가에 '고수익기업투자펀드'에 팔아넘기는 행태에 적잖게 실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산지역 대형유통업체에 따르면 부산시내 54개 슈퍼마켓 체인점을 갖고있는 ㈜서원유통의 하루 평균 시원소주 판매량은 평일 기준 2만병 가량이지만 회사 매각 이후 300~400병 가량이 줄어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하루 평균 2천500병 가량이던 메가마트 동래점과 남천점의 판매량도 최근 100병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대주주가 회사 인수 3년만에 3천억원에 육박하는 차액을 남기며 지분 전량매각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부터 조금씩 뚜렷해지고 있다.

회사원 정모(42)씨는 "지난 22일 시청 근처 횟집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갖던 중 옆 테이블에서 한 손님이 욕설을 섞어가며 '대주주가 부산시민들이 키워준 소주회사를 판다던데 앞으로 시원소주 안먹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다른 테이블에서도 주인이 시원소주를 갖다주자 다른 술로 바꿔달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애주가들이 느끼는 배신감에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004년 대선주조㈜에 대한 인수합병을 시도하다 실패했던 경쟁업체인 ㈜무학측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선주조의 지분 매각에 따른 동요를 틈다 부산지역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선 것.

지난 18일 이후부터 무학의 판촉요원들이 연제구 연산동 일대 음식점을 돌며 손님들에게 '좋은데이'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장면이 더욱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무학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부산에 지점을 1개 더 낸 바 있지만 현재로선 대선주조㈜가 또 누구에게 팔릴지 몰라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28일 오전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대선주조 매각 규탄집회를 갖고 "97년 IMF 사태 때 부도난 회사를 공적자금 2천억원을 투입해 살렸는데 지분을 사모펀드에 파는 것은 시민들의 애정을 악용한 행위"라며 롯데우유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선주조㈜ 손흥식 이사는 "하루 360㎖기준 시원소주 70만병을 생산하는데 지분매각설 이후 출고량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다"며 "지분매각이 이뤄져도 회사와 종사자는 그대로 있는 향토기업인 만큼 전국적인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진통의 과정으로 보고 계속 애정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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