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기구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제기구에 토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선진국의 주요 사례를 참고해 국제기구 직원들에게도 면세혜택과 특별비자 발급 등 제공 가능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유치를 추진 중인 14개 국제기구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동향을 매월 점검하고 필요하면 재정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2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국제기구 유치현황과 추가 유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제도적 보완 차원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국제기구 및 직원들에게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구에는 토지ㆍ건물의 무상 제공과 함께 운영비를 지원하고, 직원들에게는 면세혜택과 특별비자 발급 등의 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기구 유치지원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국제기구가 들어오는 지역에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하고 국내법과 독립된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제기구 근무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전문대학원 또는 관련학과를 설치하기로 했다.

녹색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KAIST 녹색성장대학원'이 내년 9월 문을 연다.

현재 우리나라가 유치를 추진 중인 14개 국제기구에 대해선 재정부를 중심으로 매월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재정지원 등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치열하게 경합 중인 북태평양수산위원회(NPFC)와 세계지적재산기구(WIPO) 지역사무소는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 반도체, 원자력, 게임ㆍ콘텐츠 분야의 국제기구 창설을 적극 제안하기로 했다.

특히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한 국가로서 기후변화, 환경, 차세대에너지 등 녹색성장 관련 국제기구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벨기에, 스위스 등 강소국이 다수의 국제기구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사례를 활용해 추가 유치 대상도 발굴한다.

동북아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거점이 필요한 기구의 국내 유치를 적극 제안하고, 기존에 설립된 국제기구의 정세를 파악해 이전이 필요할 경우 국내 유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유치가 확정된 국제기구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교육ㆍ의료ㆍ문화 등 외국인 정주 여건과 관련한 제도를 재정비하고 인프라를 글로벌 수준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2010년 기준 전 세계의 국제기구 수는 6만2468개다.이 가운데 실제로 활동하는 기구는 약 3만2000여개 수준이다.국제비정부기구(NGO)와 정부 간 국제기구(IGO)를 포함한 국제기구 사무국은 약 2만2000여개로 대부분 유럽과 미주지역에 들어서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270개), 태국(133개), 싱가포르(86개), 필리핀(75개) 등에 집중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유치한 국제기구는 모두 43개로 개발도상국과 비교해서도 저조한 실적이다.

유치 주체별로 보면 중앙정부 14개, 지자체 22개, NGO 7개 등 지자체의 유치 비율이 절반(51.2%)을 넘는다.

지역별로는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서울ㆍ경인 지역에 27개(64%) 기구가 몰려 있다.

규모별로는 상주 근무인원 10명 이하의 소규모 기구가 30개(73%)에 달한다.

GCF를 제외한 평균 근무인원은 11.3명 수준이다.국제기구 본부의 예산이 지원되는 기구는 13개(32%)에 불과하다.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되는 기구는 28개에 달한다.

박 장관은 "국제기구 유치는 서비스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국격 향상과 정치적 안정 등의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유럽 강소국들의 성공 전략을 벤치마킹해 우리나라도 국제기구의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복 기자  jungbok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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