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숭례문 화재 대책회의…“문화재 화재대응체계 점검 TF 구성”
정부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최대한 빨리 원형대로 복원하는 한편, 이번 화재 사건을 계기로 주요 문화재에 대한 화재 방지와 진압대책을 전면적으로 보완하고, 문화재 경비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오전 11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숭례문 화재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문화재에 대한 화재예방 및 안전관리대책과 숭례문 복원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
||
한 총리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며, 화재원인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하고, 최대한 빨리 원형대로 복원해 국민들에게 돌려줄 것을 지시했다. 또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및 문화재 화재 예방과 안전관리 대책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 대책 회의에서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청, 소방방재청, 관련 자치단체 등이 긴밀히 협력하여 주요 문화재에 대한 화재방지 및 진압대책을 전면적으로 점검·보완하는 한편, 평상시에 관계기관 합동훈련 등을 실시해 안전관리 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또 이번 사건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화재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문화재 전문가, 학계, 관련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보1호인 숭례문을 최대한 빨리 원형대로 복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문화재 화재예방 및 대응체계를 점검, 강화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이병진 기획차장을 팀장으로 행자부, 문화부, 소방방재청, 문화재청, 경찰청이 참가하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
||
또 중요문화재에 대한 화재예방 및 특별경계를 하는 등 문화재 경비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출근하자마자 사고 현장을 방문한 한덕수 총리는 “4년 전 낙산사 자연화재를 계기로 문화재에 대한 화재예방과 대책이 만들어졌지만 더 완벽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 윤대희 국무조정실장,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이성원 문화재청차장, 강희락 경찰청 차장, 라진구 서울시부시장, 정동일 서울시 중구청장 등이 참여했다.
청와대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진화과정 긴급 점검”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숭례문 화재 소실과 관련 “매우 불행하고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는 화재의 원인 규명과 진화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긴급하게 점검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조속한 사태수습을 위해서, 또 이와 같은 불행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어떤 문화재보다 우리에게 의미 있고, 상징적인 유산이었던 숭례문이 화재로 내려앉는 것을 보면서 국민 모두가 놀라고, 또 가슴아파하고 있다”면서 “오늘 오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주재로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숭례문 복원계획과 문화재 화재예방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까지 수립되어 있는 목조 문화재 124건의 방재대책에 대해 관계 전문가의 합동 재점검을 실시하고, 문화재의 적극적인 활용추세에 따른 훼손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하고, 또 필요할 경우 정부의 문화재보호 예산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다시 한 번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실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
||
숭례문 복원은 2006년 실시한 정밀실측도면을 토대로 원형대로 이뤄진다.
문화재청은 11일 오전 9시 현장에서 문화재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방재대책을 마련하고, 2006년 정밀실측도면을 기본으로 원형대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이 밝힌 숭례문 복구 기본 방침에 따르면 숭례문 복원은 2006년 실시한 정밀실측도면 182매를 기본으로, 1960년대 발간된 수리보고서를 참고해 원형대로 복원된다.
기존 부재는 최대한 재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사용범위는 현장 확인조사 등 자문위원회의 결과와 자문을 받아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복원을 통해 일제 때 변형된 좌우측 성벽도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복원 작업에는 중요무형문화재 등 우리나라 최고 기술자들이 참여시켜 완벽한 복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방재대책을 마련하고, 소방법과 별개로 문화재 보호법에 소방 설비 등 제반 안전시설 규정을 의무화 할 계획이다.
소방당국은 10일 밤 8시 50분께 숭례문 화재신고를 접수하고 3분 만에 현장에 출동하고 소방차 95대와 360명의 소방인원을 동원했지만 기와와 서까래 사이 적심으로 불이 붙고, 지붕의 기와가 얼어 불길을 잡지 못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와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 진압 후 브리핑을 열고 “초기에 대원들이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했으나 나중에는 적심에 불이 옮겨 붙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적심에서 불이 난 경우 냉각수를 쏴도 적심에 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방방재청은 기와를 벗겨내고 진화작업을 하려고 했으나 기와 무게 때문에 소방 호스로 물을 뿌려 기와를 벗겨 내기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재난유형별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한식 구조 건물의 화재 시 기와를 해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기와 무게 때문에 소방 호스로 물을 뿌려 기와를 벗겨내기도, 기와 표면이 얼어 지붕에 올라가기도 어려웠다고 이들 기관은 전했다.
한편, 숭례문 화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1일 소방당국 등과 함께 화재 현장에 대한 1차 합동감식을 실시해 방화 여부 등 화재 원인을 가리기 위한 집중 조사를 벌였다.
남대문서와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소방방재청, 중부소방서, 서울시청,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팀은 이날 낮 숭례문 화재 현장을 점검, 숭례문 1층에서 라이터 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라이터 2개가 방화에 사용된 범행 도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방침이다.
김영수 남대문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택시 운전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3명의 목격자를 확보했으나 운전기사와 두번째 목격자, 세번째 목격자의 진술이 다소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11일 ‘숭례문 화재관련 문화재 화재예방 대책보고’에서 안전관리분야에서 야간 관리자가 없어 화재 초기대응능력이 부재하고, 화재자동 통보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으며, 화재시 문화재 반출 등 매뉴얼 관련 공유가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또 제도적으로 문화재청과 지자체로 관리체계가 이원화돼 안전관리가 미흡하며, 목조 구조물은 벽 등 지지대가 없어 소화배관 설치가 곤란하고, 문화재 훼손 우려로 자동소화설비 등 소방시설 설치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내부구조 등 관련 정보 부재로 초기진압에 한계가 있으며, 기와지붕으로 소화수가 침투하지 못하고, 목재 구조로 붕괴위험이 있어 원활한 소화활동이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주요문화재시설을 대상으로 문화재소산대책 및 소방진입로 개설 여부 등을 합동점검하고,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통해 화재감지기, 소화전, 소화기 등 소방시설 보강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노후 전기기설을 정비하고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문화재를 파악해 관리하고 특히 목조 문화재 시설 방화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화재자동 통보 시스템 등 안전관리체계를 개선하고, 중요 문화재시설을 대상으로 1년에 2회 이상 불시출동 및 현장대응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개선대책을 조기에 마련하기 위해 소방방재청과 문화재청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정길 기자 presskim45@naver.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주대 경영대학원 MBA, '2024년 한마음 체육대회' 개최...2학기 정시모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