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터뷰
육조사 현웅스님
禪心으로 본 聖經강의
기독교ㆍ불교 진리 일맥상통
부처 禪ㆍ노자 道ㆍ예수眞理 같아
미국 현지인에 20여년 간화선 지도
육조사 11월 27일부터 강의
20여년간 서양인들에게 성경을 통하여 선(禪)불교를 가르쳐온 육조사 선원장 현웅스님은 예수의 뜻 바로 알면 종교적 다툼은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虛心者 福來(허심자 복래) 곧 마음이 가난한 자 천국이 네 안에 있다. 佛經(불경)도 바로 보지 못하면 佛(불)을 등지고 聖經(성경)도 바로 보지 못하면 예수 뜻을 등지는 미신 신앙이 됩니다. 성인은 우리들에게 본래로 이미 있는 마음을 보고 가르침을 주었을 뿐 다른 게 없습니다. 이 마음이 禪(선)이며 道(도)이며 眞理(진리)이며 빈 마음 곧 가난한 마음입니다. 우상이나 기복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허상입니다. 이웃 간에 다툼은 사람이 만들고 성인들 뜻엔 결코 다툼이 없습니다.
현웅스님은 서울 육조사 선방(02)925-0408)에서 "禪心으로 본 聖經강의"가 11월 27일부터 두달간 봉행. 불교, 기독교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종교계의 화제를 낳고 있다.
현웅스님에게 불교의 성직자로서 기독교의 성경을 강의하게 된 동기를 직접만나 들어보았다.(편집자註)
현웅스님
최근 우리 사회의 종교 갈등을 접하면서 성경을 강의해 보고자 했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부처를 믿든 예수를 믿든 성인의 가르침은 다르지 않습니다. 부처의 선이며 노자의 도이며 예수의 진리는 하나입니다. 부처의 빈 마음은 곧 예수의 가난한 마음이지요. 선이라는 것은 종교를 벗어나 인간의 성품을 깨닫는 것으로 그 깨달음을 통해 성경에서 예수의 뜻을 바로 볼 수 있지요. 서로 투기하고 다툼은 사람이 만들고 있습니다. 성경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다툴 수가 없을 겁니다.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이 기독교의 성경을 강의한다고 하니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현지인들에게 간화선 수행을 20여년간 지도해왔습니다. 4년 전 서울 강북구 돈암동 도심에 선원을 창건하고 직접 대중을 대상으로 간화선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40여년전 출가한 스님으로서 성경을 접할 기회가 없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출가 전 어린 시절에 교회에 열심히 출석했습니다. 성경암송대회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집안 어른들 중에는 교회 장로도 계신 기독교 집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된 이후에도 성경을 외울 정도입니다. 그 덕분인지 서양에 거주하며 20여년을 전법을 위한 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독교가 믿음에 머물지 않고 마음과 몸으로 정진해 도달할 수 있는 수행과 깨달음이 있었으면 불교의 스님이 안됐을 겁니다.
성경에는 선에서 보는 내용이 일치합니다. 성경에서 선을 본다는 것은 깨달은 이인 예수의 마음과 뜻을 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도 단순히 겸손할 것을 강조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의 성질이 둘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말하지요. 베드로가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버리지 않겠나이다. 했지만 예수께서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했던 것도 단지 믿음의 중요성을 말하는 게 아니라 예수가 자신의 형상을 따르지 말고 각자 안의 진리를 믿어야 한다는 의미로 봅니다.
금강경에서 32가지 상(相)을 따르면 삿된 길로 빠진다고 한 것과 같습니다. 거듭난다는 의미도 부처의 무명을 깨닫는다와 다르지 않습니다. 언어의 문제에 갇혀 종교간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제대로 성경을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불경을 바로 알지 못하면 부처를 등지고 성경도 바로 보지 못하면 예수의 뜻을 등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성인들은 우리에게 본래 있는 마음을 보라고 가르침을 주었는데 종교와 언어의 틀에 얽매여 언쟁을 벌이는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사실 육조대사와 같은 이는 불교공부 안하고 깨달음을 알았어요. 유명모씨와 함석헌 선생도 기독교도였지만 불교 강의를 할 수 있는 것은 불교에도 조예가 깊었다며, 어떤 종교든 수행을 신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육조사 현웅스님은 1967년 송광사에서 구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 68년 사미계를 수지, 71년 통도사 극락암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20년간 전국의 제방선원에서 경봉, 성철, 구산, 전강스님을 모시고 수십안거를 성만했으며 1986년 미국 시애틀에 돈오선원을 창건한 은사스님의 유지를 이어 현재 미국 버클리 육조사에 주석하며 해외전법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에 육조사를 창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참선을 지도하며 저서 선문답집 "묻지 않는 질문"(민족사 펴냄) 출간.
김청석 기자 presskim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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