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헝가리 한국문화원(원장: 김재환)은 오는  9일과 10일 양일에 걸쳐, 20세기 초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한국과 헝가리의 대표 시인 윤동주와 요제프 아틸라를 음악(콘서트)과 문학 행사(포럼)를 통해 기리는 예술가 교류 프로젝트 <한국과 헝가리, 시를 노래하다: 윤동주와 요제프 아틸라>를 부다페스트의 페퇴피 문학 박물관(Petőfi Literary Museum)에서 개최한다.

윤동주(1917-1945)와 헝가리의 대표 민중시인 요제프 아틸라(József Attila,  1905-1937)는 20세기 초반이라는 같은 시기를 살았고,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으며 여전히 양국의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시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이들의 시에는 당대 양국의 사회상 속에서 개인의 삶과 사유, 마음이 진정성 있게 담겨있는데, 윤동주의 시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민족의 고통이, 아틸라의 시에는 노동자 계급의 고단한 삶이 묻어난다. 이들의 삶과 작품은 한국과 헝가리의 작곡가·시인들에게 양국 역사와 사회, 그리고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데 단초를 제공한다.

오는 9일, 먼저 진행될 문학 포럼에서는, 윤동주 전문가이자 시인인 김응교가 “윤동주는 무엇을 사랑했나”라는 제목의 강연으로 윤동주를 헝가리 관객들에게 정식으로 처음 소개한다. 이와 함께, 시인·사회학자 심보선은 “다수성을 드러내는 쓰기”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시인 요제프 아틸라를 현대 한국 시인의 시선으로 조명하고 헝가리 시인들과 대화의 장을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요제프 아틸라 협회의 회장인 트베르도타 조루즈가 오프닝 스피치로 문을 열고, 헝가리의 젊은 시인 커러피아트 오르쇼아가 양국 시인들과의 대화·토론을 이끈다.

이어서, 10일에는 이들을 음악을 통해 기리는 콘서트가 개최된다. 한국의 작곡가 임지선(연세대학교 작곡과 교수)은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동명의 비올라 협주곡을 헝가리 관객들에게 처음 소개하고, 헝가리의 작곡가 티하니 라즐로(리스트음악원 교수)는 요제프 아틸라의 시를 기반으로 작곡한 신곡‘백 개의 밤’을 세계 초연한다. 베이네르-자스 체임버 앙상블, 바리톤 필립 죄르지, 배우·연출가 마처이 팔 등 다분야의 예술가들이 공연에 참여하여 문화 교류의 의의를 더한다.

이 행사는 한국과 헝가리의 민요를 주제로 진행되었던 2017년 제1차 한국-헝가리 작곡가 교류 사업의 성공적인 개최에 힘입어 2회째 추진되는 사업으로, 이번에는 음악뿐 아니라 문학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은 “시는 당대의 현실과 문화를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고 있는 문학장르인 만큼, 이번 행사가 두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문화적 성취와 교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영 기자  webmaster@jyb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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