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일,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비용은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해야 합니다”청원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이는 지상 차량 통행을 제한한 다산신도시 아파트에서 입주자와 택배사간 분쟁이 발생한 뒤, 정부가 중재안으로 내놓은 실버택배 활용 방안에 반발한 청원이다.지난 4월 17일 정부 발표 직후 시작된 청원은 19일 20만명의 지지를 얻었으며 총 28만8739명이 참여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곧바로 실버택배 활용 방안을 철회했다.

이날 청와대 SNS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청원 답변에 나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당초 정부는 다산신도시 택배기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두고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공정치 않다고 국민들께서 판단했다”며 “정부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고 다산신도시 내 실버택배를 도입하려던 중재안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당시 다산신도시 아파트에서는 사고 위험에 따라 4월 1일부터 차량 지상 통행이 통제됐다. 2.5~2.7m 높이의 택배 차량은 2.3m 높이 지하주차장에 진입이 불가능했다. 입주자들은 문 앞 배송이 택배 회사 의무인 만큼 택배 차량을 개조하거나 교체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택배사 측은 난색을 표명했다.

양측 분쟁이 이어지자 중재에 나선 국토부는 실버택배를 대안으로 발표했다. 이번 청원은 주차장 진입 불가에 따른 실버택배 비용에 대해 정부 지원금 대신 입주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 장관은 아파트의 지상 차량 통행을 막는 추세와 관련, “단지 내 교통안전도 국토교통부의 중요한 과제로 얼마전 대전아파트 교통사고 관련 청원 이후 모든 차량에게 서행 의무를 부과했다”며 “앞으로 신축되는 지상공원화 아파트는 택배 차량이 지하로 출입하도록 지하주차장 층고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다산신도시처럼 주차장 진입 문제로 택배가 어려운 기존 ‘지상공원화’ 아파트의 경우, 김 장관은 “출입구에 택배거점을 구축하고 단지 내 배송인력을 투입하되 추가비용은 택배사와 입주민들이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실버택배의 경우, 국민들의 반대를 감안해 보건복지부 등과 다시 협의하여 투명한 선정기준 등 제도 개선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실버택배는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2007년에 도입된 사업으로 택배 외에도 쇼핑백을 만들거나, CCTV 관제, 실버카페 등에 60세 이상 적합한 이가 근무할 경우, 정부가 최소한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작년에 5만 5000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그 중 약 2100명이 실버택배 사업장에서 근무했다.

한편 김 장관은“이번 일을 계기로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도 관심을 모은 가운데 택배기사 처우 개선 및 산업 진흥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택배요금과 기사 수수료를 신고하도록 하여 투명한 수익구조를 만들고, 하루 노동시간도 최대 배송량 또는 최대 근로시간 등으로 기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택배를 자동으로 분배하는 시설이나 자동 하역시설 등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와더불어 김 장관은 “택배 물량은 2004년도 4억 개에서 2017년도 23억 개로 늘어나는 등 보편적 생활밀착형 서비스 산업으로 성장했다”며 “산업의 성장 속도와 제도 개선 속도 차이를 줄이는 노력을 정책 전반에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답변으로 청와대는 24개 국민 청원에 답변을 완료했으며 20만 명의 동의를 얻은 ‘미세먼지’, ‘GMO 완전표시제’,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 ‘선관위 위법사항에 대한 국회의원 전수조사’, ‘위장 몰래카메라 처벌 강화’, ‘세월호 관련 청문회 위증 조여옥대위 징계’, ‘tv조선 종편허가 취소’, ‘어른들에게 성적 학대와 조롱을 당하고 있는 아이들을 구해주세요’ 등 8개의 청원에 대해 답변을 준비중에 있다.

이정복 기자  jungbok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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