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7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학술회의

근현대 강원도 오대산에 한암(1876~1951) 스님이 있었다. 일찍이 경북 김천 청암사 수도암에서 대선사 경허(1849~1912) 스님을 만나 도(道)를 인가 받은 이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선풍을 드날렸다.

1925년 서울 봉은사 조실로 있다가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 지언정 삼춘(三春)의 말 잘 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오대산으로 들어가서 27년동안 동구밖 출입을 금했다. 한때 일본 조동종 사토 스님이 한국 불교계를 돌아본 뒤， 한암을 가리켜 “일본 전체에서도 볼 수 없는 도인이요， 세계에서 둘도 없는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 시대 올곧은 수행자상으로 떠오르는 한암 스님의 젊은 시절 모습.

1·4후퇴때도 오대산 모든 승려가 피난했으나， 한암만 남아 상원사를 지켰고， 한달후 수행자의 곧은 기개를 보이며 좌탈입망(앉은 채 열반)했다. 한암이 특히 돋보이는 것은 승려로서 계율을 철저히 지켰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암은 경허나 만공， 성철 스님과는 달리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조계종 풍토상 율사 보다는 선사를 더 높이 평가해온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가 내달 7일 ‘한암 사상과 조계종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시대가 요구하는 수행자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한암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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