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헝가리 한국영화제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7일간 개최된다.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개최하는 이번 영화제는 부다페스트를 포함한 헝가리 전국 4개 도시, 6개 극장에서 25편의 한국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2007년에 한국영화주간이라는 작은 행사로 시작하여 이제는 5~6천명의 관객 동원, 85%의 관객 점유율을 자랑하게 된 중동부 유럽 최대 한국영화제인 헝가리한국영화제는 2019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2019년은 한국영화가 탄생한 지 100년이 된 해이기도 하면서, 1989년 헝가리와 한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자 한국영화사 최초로 봉준호 감독이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해이기도 하다.

이 특별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헝가리어로 얼굴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 특별전 아르촉(Arcok) 섹션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를 필두로 황금종려상에 이르게 한 그의 영화 세계를 조명하고,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상영된 연쇄극 <의리적 구토> 이후 100해를 맞이하는 한국영화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의 후원으로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 김기영 감독의 <하녀>, 임권택 감독의 <화장>,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를 상영한다. 더불어 여러 석학을 모시고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한국영화 100년을 뒤돌아 볼 예정이다.

셰필드 할램 대학의 신지윤 영화과 교수, 코펜하겐 대학의 바바라 월 한국학 교수, 에딘버러 대학의 가보르 세보(Gábor Sebő) 한국학 박사 등 석학들이 한국영화세계를 조명하고 한국영상자료원 수집팀의 최영진 코디네이터와 헝가리영상자료원의 마르톤 쿠르츠의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영상자료원의 역할에 대해 논할 것이다.

또한 2019년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과거 공산권 국가 중 최초로 헝가리가 한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제12회 헝가리한국영화제는 포커스 섹션에서 한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국가 부도의 날>, <1987> 등을 소개할 예정이며, 헝가리 관객은 이 영화들을 통해 1989년 이후 격변의 30년을 보낸 한국현대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24일 헝가리한국영화제 홈페이지 오픈 후 2주 만에 만5천명의 방문객을 기록하고, 티켓 판매를 오픈한 당일 1050장의 티켓의 판매될 정도로 헝가리인의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극진하다. 한국영화제의 성공과 함께 헝가리 영화 배급사들 역시 한국 영화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극장 상영용 영화는 물론 케이블 방송 방영을 위한 한국영화 수입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한 헝가리 관객의 말을 빌리면 한국영화는 다른 그 어떤 영화도 가지지 못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 관객의 눈에는 신파로 볼 수 있는 지점이 헝가리 관객에게는 다른 영화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인간미와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한국영화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끈끈함, 인간미, 따뜻함, 유머는 헝가리 관객에게 한국영화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할리우드를 비롯한 타영화와 확고하게 구별되는 특별함이 헝가리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높은 사랑과 관심에 힘입어 헝가리한국영화제는 섹션별로 다양하고 심도 있는 한국영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매해 높아지는 호응에 영화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헝가리 한국영화제 프로그램은 www.koreaifilm.hu 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김은영 기자  webmaster@jyb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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