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명품 상점들이 몰려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살라망카(Salamanca) 지역 한 거리에 현지 시민 300여 명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성별과 나이도 제각각인 이들이 한 데 모인 공통의 이유는 단 하나,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과 스페인의 대표 한류 커뮤니티 ‘케이(K)-컬쳐 프렌즈’가 공동으로 주관한 한류종합축제 ‘한류컴온: 한국의 메아리’가 지난 토요일 17시부터 22시까지 살라망카의 문화공간 ‘팡헤아(PANGEA)’에서 열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김용략)의 ‘해외 한류 동호회(커뮤니티) 활동지원 사업’의 일환인 이번 축제는 해외 한류 소비와 유통의 중심 창구인 현지 한류 동호회(커뮤니티)의 자체 행사를 지원함으로써, 현지 한류 팬의 대규모 연계망을 구축하고 한국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축제에서는 ▲ 한식 마스터클래스 및 시식회, ▲ 케이(K)-뷰티(미용) 쇼, ▲ 전통탈춤 공연, ▲ 케이(K)-팝 공연, ▲ 태권도 호신술 시범, ▲ 전통놀이 체험, ▲ 노래방, ▲ 스페인 정부 장학생의 한국 체험기 등 한국문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케이(K)-뷰티(미용) 키트와 케이팝 앨범 등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푸짐한 경품을 추첨해 증정했다.

현지 방문객은 “과거 한류 행사가 마드리드 외곽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소에서 열려 아쉬웠는데, 이번 축제가 살라망카 지구에서 개최되어 좋았다. 특히 ‘케이팝 경연대회’, ‘한국영화제’ 등이 마드리드의 명동거리 격인 그란비아 대로와 마드리드의 타임스퀘어 격인 카야오 광장에서 열려 한국문화를 보다 대중적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올해로 제4기를 맞는 ‘케이-컬쳐 프렌즈’의 원년 멤버이자, 한류 블로그(BA NA NA Blog)를 운영하며 현지 내 한류 정보통으로 손꼽히는 카를라 폴가르(Carla Folgar)는 “스페인 내 한류 풍년으로 기억될 한 해”라며 “지난 3년간 케이팝과 관련한 콘서트와 한류 동호회 등의 활동은 200% 증가했고, 최근 아시아 문화 애호가들이 주관하는 축제에서 한국문화의 비중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페인 주요 미디어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반응해, 밀레니엄 세대를 유인하기 위한 킬러 콘텐츠로서 한류에 주목하며 관련 보도를 증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이러한 수요에 기반 해, 스페인을 찾아 콘서트를 개최하는 케이팝 아이돌 그룹들도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6일에는 아이돌 그룹 ‘갓세븐(GOT7)’이 마드리드 대표 공연장인 ‘위징크 센터(Wizink Center)’에서 스페인 첫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위징크 센터’는 ‘브루노 마스(Bruno Mars)’, ‘숀 멘데스(Shwan Mendes)’, ‘조나스 브라더스(Jonas Brothers)’ 등 내로라하는 정상급 해외 가수들이 콘서트를 열고 있는 17,000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다. 케이팝 가수로서는 ‘갓세븐(GOT7)’이 처음으로 이 공연장에서 데뷔 무대를 갖게 되었다. 당일 객석은 스페인 전역에서 몰려든 한류 팬들로 만석에 가까웠고, ‘갓세븐(GOT7)’ 멤버들은 마드리드에서 증명된 티켓파워와 한류 팬들의 열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현지 팬들과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한편 스페인 내 한류는 케이팝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한식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월 17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드라마 관련 학술회의 문화콘텐츠 비평가 ‘로렌소 메히노(Lorenzo Mejino)’는 “넷플릭스, 에이치비오(HBO)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스페인 관객들이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킹덤>, <시그널> 등 완성도 높은 한국 콘텐츠들이 스페인 안방극장에 상륙해, 호평을 받고 입소문을 타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대한 신뢰와 기대치가 매우 고조된 상태”라고 전했다.

영화전문기자‘이반 페르난데즈(Ivan Fernandez)’는 “한국 영상 콘텐츠 소비와 관련해 매우 특징적인 현상은, 세계 팬들이 직접 자막을 입히고 보급하는 등 자발적으로 한류 콘텐츠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스페인 현지 언론 엘 디아리오(El Diario)는 9월 29일자(현지시각) ‘교두보가 되고 싶은 열정’이라는 제하로 ‘한류 팬들이 무료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은 매우 이례적인 문화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종률 문화원장은 “스페인은 유럽 내 타 국가들과 비교해 한류 열풍이 월등하게 뜨겁고,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동일 스페인어권 중남미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케이팝 관련 트위터 팔로워 수를 최대로 확보하고 있는 등, 최근 한류가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향후 스페인 한류 동호회와 적극 협력해, 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현지에 소개할 수 있는 종합축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앞으로도 한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webmaster@jyb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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