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경찰서가 지난달 논 갈아엎기 행사를 벌인 여주군농민회 간부들에게 잇따라 출석요구서를 보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여주경찰서와 여주군농민회에 따르면 여주경찰서는 지난 5일 신동선 여주군농민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요구한 데 이어 7일에는 전용중 사무국장과 김주철 정책실장에게도 각각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보낸 출석요구서에서 '9월29일 가남면 본두리의 경작 논에서 논갈아엎기 퍼포먼스 행사한 것과 관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피의사실의 참고인으로 문의할 일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9일, 나머지 두 사람은 12일로 출석 요구시한이 지났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농민단체와 해당 농민들은 "집시법 위반 혐의 적용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 경기도연맹 관계자는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벼를 갈아엎은 농민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대책을 마련하진 못할망정 재갈을 물려 비판을 잠재우려는 공안통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가뜩이나 일손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당한 소환 요구에는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농민들의 분노를 강제로 잠재우려 한다면 더 큰 분노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주군농민회는 30일 오후 2시 여주군청 앞에서 올해 수확한 쌀을 적재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수확기가 끝나는 11월에 열릴 예정인 전국농민대회까지 투쟁의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여주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용의자로 특정한 게 아니라 당일 집회 성격이나 경위 등에 대해 일단 조사해 본 뒤 판단하려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추가 출석 요구 통보 등의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여주군농민회는 지난 달 29일 가남면 본두리 신 회장의 논에서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항의하며 논을 갈아엎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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