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취임 후 첫 파키스탄 방문에 맞춰 2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변경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백명이 사망했다.

이날 테러는 페샤와르의 피팔 만디 시장에서 다량의 폭탄이 실린 차량이 폭발하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 1백여명이 숨지고 2백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대규모 폭발로 부근의 움 하비바 사원과 상가 건물 여러 채가 붕괴됐고,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힌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보여 희생자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테러에 따른 인명 피해 규모는 지난 2007년 故 베나지르 부토 총리의 귀국 당시 폭탄이 터져 140여명이 사망한 이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테러 중 최악으로 기록됐다.

이날 폭탄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테러 현장과 3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클린턴 장관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도착 소식이 전해진 직후 테러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미국을 겨냥한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의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테러의 배후를 자저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날 폭발이 일어난 페샤와르 지역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가 공격 대상으로 삼는 시아파 무슬림 집단 거주지역과 인접해 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과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는 사건 발생 직후 성명을 통해 테러공격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한편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사흘간의 공식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파키스탄을 방문한 미국 관리 중 최고위급인 클린턴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탈레반 소탕전을 치르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를 독려하고 양국 관계를 불편하게 했던 '오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샤 마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은 양민을 학살하고 공동체 존립기반을 흔드는 극악무도한 급진주의자들과 맞서고 싸우고 있으며, 이는 파키스탄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의 싸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파키스탄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며, 여러분들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에서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대통령 결선투표의 보이콧을 요구하고 있는 탈레반이 유엔과 외국인을 겨냥한 첫 번째 공격을 감행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탈레반 무장 괴한 3명이 카불에 위치한 유엔 숙소를 습격해 유엔직원 6명 등 12명이 숨지고 9명이 크게 다쳤다.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들은 기관총을 난사하며 저항하다 3시간 만에 모두 사살됐다.

테러공격 직후 탈레반 대변인 자비울라 무자히드는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한 우리 대원 3명이 수류탄과 기관총을 들고 공격에 가담했으며, 이번이 우리의 첫 번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또 이날 수도 카불에서 최대 안전지대로 꼽히는 대통령궁 인근 호텔에도 로켓포를 쏘는 등 대담함을 보이며 후속 테러를 예고했다.

당시 호텔에 투숙중이던 100여 명의 외국인들은 곧바로 지하 방공호로 대피해 추가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주 탈레반은 아프간 대선 결선투표의 보이콧을 요구하며 선거 관련 인사들과 외국 군대를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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