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를 둘러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정운찬 총리 사이의 싸움이 점임가경이다.

연일 세종시 수정 불가피론을 설파하는 정 총리에 대해 말 없기로 유명한 박 전 대표가 최근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주보고 달리는 두 대의 기관차 같은 양상이다. 정 총리가 운전하는 기관차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타고 있어서 정면충돌하는 날에는 여권 전체의 파열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정운찬 총리 간에 세종시 갈등이 고조되면서 두 사람이 언제 만날지,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대화를 나눌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운찬 총리 취임 이후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없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 전 대표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설득하고 동의를 구한다면 국민과 충청도민에게 해야지 나에게 할 일이 아니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예상보다 빨리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정운찬 총리가 2일 대통령 시정 연설을 대신 읽기 위해서 국회에 오고 박 전 대표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본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만나지 않겠다고 얘기한 만큼 따로 시간내서 만나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정 총리가 연설이 끝난 뒤 박 전 대표 자리로 찾아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는 식으로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국회에 오는 것인 만큼 언론의 관심이 자신과 박 전 대통령에게 쏠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가려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쓸 것이다. 이러면 이날 사람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는 5일부터 대정부 질문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부를 대표해서 정 총리가 국회에 나와 답변해야 한다. 이 때문에 늦어도 이번주 안에는 두 사람이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관측이 많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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