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만큼 미국 대통령 가운데 짧은 기간 한국을 많이 언급한 대통령은 없는 것 같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때 '인권'문제를 제기했지만, 오바마처럼 한국의 '교육'과 같은 우리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 경우는 흔치 않다. 왜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에 관심이 큰 지, 그 속사정을 알아본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는 FTA문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문제도 따져보겠다.
그간 한국의 교육문제를 언급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던 같다. 특히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관심이 큰 것 같은데?

=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에 대해서는 수치를 제시할 만큼 매우 구체적이다. 예를들면, 지난 3월 10일 오바마가 '교육정책 비전에 관한 연설"을 했다. 그는 "미국 학생은 한국 학생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달 가량 적다" "수업일수를 늘리자는 내 생각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미국도 가능하다".

또 지난 23일에는 방한 중 이명박 대통령과 나눈 교육에 관련된 대화내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는 "He said, you know, the biggest challenge that I have is that my parents are too demanding"라고 말했다. 오바마 자신이 "한국의 교육정책에서 가장 큰 도전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명박 대통령은 "가장 큰 어려움은 부모들이 너무 많이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무리 가난한 부모도 자식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한국 부모의 교육열을 배우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오바마의 발언에서 한국교육에 대한 관심이 절절히 묻어나는데...왜 그렇게 '부모의 열정'을 강조하나?

=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아서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다. 그런데 오바바의 자서전인 '아버지로부터 꿈(Dreams from my father)라는 책을 보면 그가 왜 한국교육에 관심이 큰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오바바는 케냐 출신인 아버지가 하와이에서 고향으로 돌아가자, 얼마후 엄마가 인도네시아 남자와 결혼해 인도네시아로 갔다. 당시 대부분의 외국인 아이들은 국제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오바바는 현지학교에 들어갔다. 그래서 엄마가 매일 아침 오바마를 새벽 4시에 깨웠다고 한다. 엄마는 출근하기 전까지 3시간동안 미국 또래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내용을 직접 과외를 시켰다. 오바마는 '가혹한 일정'이라고 책에서 썼다. 잠이 온다고 투정을 부리면 엄마가 "내가 지금 너하고 피크닉을 온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혼을 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오바마로 하여금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에 관심을 크게 했던 것 같다.

▶ '자녀 교육열'이라면 우리가 세계최고라고 하지만, 왜 하필이면 그에게 한국일까요?
= 오바마는 자신의 성공배경에는 교육에 대한 가족들의 헌신이 밑바탕이 됐음을 고백하고 있다. 오바마가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하와이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외할아버지가 돌보게 된다. 외할아버지는 살림살이가 빠듯했지만, 오바마를 하와이에서 최고의 명문사립학교에 보내 '엘리트 교육'을 시켰다. 할아버지는 학비를 보태기위해 '보험영업사원'을 했다. 오바마는 이에대해 "할아버지가 1건을 성사시키면 "저녁상 자리가 화기애애했고, 그렇지 않으면 침울했다"고 적고 있다.

이렇게 오바마 가족사를 보면,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국의 부모들과 너무나 흡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바마도 아마 이점에서 '동병상련'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한다.

▶ 오바마가 왜 이렇게 자녀 교육에 대한 학교와 부모들의 헌신을 요구하고 있는가?
= 오바마 대통령 연설에 따르면 , 세계적으로 비교할 때 미국의 15살 아이들의 과학점수는 21등이고 수학은 25등이라고 한다. 오바마는 지금 '최고를 향한 경쟁'(Race to the Top)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게 뭐냐하면 수학과 과학 점수를 향후 10년에 걸쳐 전세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모두 40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그냥 학교에 나눠주는 식이 아니다. 이 돈은 성적을 향상시키는 주에만 지원이 되도록 조건이 설정돼 있다.

▶ 오바마는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정을 칭찬했지만, 우리가 볼 때는 너무 심해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나?

= 외부인이 국내 교육을 보는 눈과 당사자인 우리가 보는 눈에는 현실적 괴리가 있다. 우리는 '열정'이 지나쳐서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극성'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수학.과학 성취도 평가에서 세계 2위와 4위를 기록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일까요? 오늘은 제가 청취자 여러분께 질문을 드리겠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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