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달 27일 방송3사 등 주요 방송사들이 생중계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 국민 설득 작업을 벌이는 회심의 카드를 뽑았지만, 기대만큼 여론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의 대화 직후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수정론으로 돌아선 국민들의 비율은 미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의 회동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모든 성의를 들여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안 되면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정쟁과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다소 힘 빠진 발언이었다.
야당이 반대하고 있고, 또 여당 내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세종시 수정론에 반대하고 있는 현실적 상황을 감안할 때, 법 개정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가 좌초할 경우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은 “국민도 반대하고 (충청)도민도 반대하면 길이 없다. 모두 찬성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처 이전 백지화 방안에서 후퇴해, 교과부와 환경부 등 일부 부처의 이전을 염두에 둔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법 개정 없이 고시 변경만으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성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일 일부 언론을 통해 ‘2부+알파(α) 이전안’이 나오자,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친박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이런 식으로 불쑥불쑥 아이디어를 언론에 흘리고 계속 말을 바꾸고 뒤집고 있다”며 “정부가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친박)는 우리의 입장을 너무도 명백하고 확실하게 밝혔다”며 “정부의 돌발적 아이디어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친박 의원도 “우리가 언제 몇 개 부처 가느냐, 마느냐로 흥정하듯이 했나”라며 “당초 세종시를 만들 때 그 정치목표에 부합하느냐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명칭에 목표가 다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친이계는 세종시 수정론 약화에 당황하면서도 정부 일 추진의 미숙함에 대해서는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한 ‘친이’ 의원은 기자에게 “정부가 일하는 꼴을 보면, 참…”이라며 한숨을 토해내기까지 했다. ‘2부+알파(α) 이전안’에 대해선 “원내대표도 모르고 우리(친이) 중에 아무도 모르는 안을 정부가 매번 언론에다만 흘리니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매번 이렇게 하면 저쪽(친박)에서는 또 언론플레이 한다고 하지 않겠느냐”며 “당이 살아야지 이러다간 당이 죽는다”고 했다. 또 “우리가 100% 다 얻겠다고 하면, 이길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며 “중재안을 원내대표가 먼저 듣고 이것을 가지고 청와대와 친박을 중재하면서 서로 간에 양보를 얻어내는 과정과 모양새를 갖춰야 하는데, 이게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도 “닭 쫓다가 지붕만 쳐다보는 형국이 된 것 같다”며 “대통령도 살고, 박근혜 전 대표도 해가 되지 않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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