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전까지만 해도 아사다 마오(19 · 일본)는 그랑프리 파이널의 단골 손님이었다.

시니어 데뷔 첫 해인 2005~2006 시즌 일본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뒤 아사다 마오는 지난 2008~2009 시즌까지 꾸준히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했다. 성적도 좋았다. 김연아(19)가 등장한 2006~2007 시즌과 2007~2008 시즌에는 2위에 머물렀지만 지난 시즌만 해도 김연아를 제치고 2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이 4년만에 다시 한번 개최한 2009~2010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단골'이던 아사다 마오는 출전하지 못했다. 총 6명의 선수중 안도 미키와 스즈키 아키코가 나서서 2,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금메달은 김연아의 몫이었다.

아사다 마오는 일본내에서 단연 인기가 최고라 할 수 있는 여자 스포츠스타다. 일본은 남자 싱글 스케이터도 유명 선수가 많지만 그간 아사다 마오가 버티고 있어 여자 싱글에 비해 주목도가 낮았다. 하지만 아사다 마오가 없이 대회를 치른 일본은 김이 샌 분위기다.

남녀 쇼트프로그램이 진행된 4일 일본의 신문에는 이번에 나란히 출전하는 남자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와 오다 노부나리의 사진이 도배되다시피했다. 여자 싱글에도 일본은 안도 미키, 스즈키 아키코 2명의 선수가 출전하지만 이들은 구석에 작게 포진했다.

의외로 안도 미키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1위에 오르자 일본은 다시 흥분했다. 신문 1면에 안도 미키가 등장했고 방송들은 "안도 미키가 '피겨여왕'을 꺾었다"며 집중보도했다. 하지만 흥분은 하루뿐이었다. 이변은 없었고 승자는 김연아였다.

가장 맥이 빠진 것은 아사다 마오의 출전을 당연시하고 이번 대회를 후원하기로 한 업체다. 경기가 열리고 있는 요요기 경기장 부근 하라주쿠역사내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아사다 마오의 샴푸 광고 사진이 줄을 잇는다. 하라주쿠 시내에도 대형 광고판이 내걸려있었지만 대회에 아사다 마오가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하게 되자 이것들은 모두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일본 기자들도 아사다 마오에 대해 물으면 "아이치현 추쿄대에서 열심히 훈련중이다"라며 "아사다 마오도 나와 경기를 했다면 김연아와 좋은 경쟁이 되었을텐데"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일본은 아직 아사다 마오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여전히 "마오짱 간바레(힘내)"를 외치고 있는 일본은 다시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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