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프간 재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탈레반이 성명을 통해 재파병의 '나쁜 결말'을 경고하면서 현지에 파견된 한국업체 직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재파병이라는 정부방침 때문에 현지의 근무환경이 바뀐 만큼 정부가 나서 직원들의 신변안전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프간 북부 7곳에서 도로공사를 벌이고 있는 삼환기업 직원 50여 명은 탈레반의 보복 가능성이 커졌다며 맘을 졸이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지난 8월 현지 운전기사가 피습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테러가 이어지고 있으며 재파병 방침 이후에는 공격이 더욱 잦아졌다.

A 직원은 메일을 통해 "여기 저기서 장비에 불이 나고 피격 당했다는 말이 나온다"며 "바로 앞에 나가는 데도 무장경찰을 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직원은 "현장에 있으면 여기서 뻥, 저기서 뻥 폭탄이 터진다"며 "불안한 마음에 일에 몰두하게 된다"고 답답해했다. C 직원은 "1주에 1~2회 탈레반에 의한 박격포 공격이 있고 최근 더욱 잦아졌다"며 "운이 좋아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 직원이 직접 피해를 입는 사고도 있었다. 한국인 직원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20M도 안되는 지점에서 매설됐던 폭발물이 터져 고막에 손상을 입은 것이다. D 직원은 "우리 직원은 다행히 큰 부상이 없었다"면서도 "인근현장의 경찰초소가 40여 명의 탈레반으로부터 공격받았다고 하니 당장 다친 건 아니어도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현재 삼환기업노동조합 측은 직원들이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외교통상부에 안전보장을 요구한 상태다. 삼환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시점에서 공사를 포기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이 1억불에 이르고 향후 입찰제한 등 미래손실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당장 인력을 철수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사무노조 안중언 사무차장은 "이윤이 최우선인 기업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외통부에 노조와 사측, 정부가 안전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안 차장은 이어"정부방침 때문에 위험 정도가 높아진 만큼 국가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탈레반의 경고처럼 큰 일이 벌어진다면 사측은 물론 정부당국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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