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업주의 동의 없이 불법체류 외국인인 종업원을 단속했다면 업주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박찬석 판사는 인도네시아·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씨(41) 등 2명과 불법체류 외국인이 거주하는 쉼터 대표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모두 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강씨 등은 지ㅈ난해 12월초 경남 김해에 있는 음식점에 부산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들이닥쳐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단속하자 "사전 동의를 얻지 않은 침입으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봤다"며 1인당 3000만원씩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강씨가 명백하게 거부했음에도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출입문을 파손하면서까지 점포를 단속한 점이 인정된다"며 "이는 주거권과 영업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써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들 음식점은 출입국관리법상 관계공무원이 동행 조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외국인 근무 업소나 숙박 업소와는 구별되기 때문에 영장이 없는 한 운영자의 동의 없이 압수 또는 수색 등 강제 처분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