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조원희가 모두 풀타임 활약한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위건 애슬레틱에 압승을 거뒀다.

맨유는 3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라포드에서 열린 위건과의 '2009/20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 웨인 루니, 마이클 캐릭, 하파엘 다 실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골폭죽에 힘입어 5-0 대승을 기록했다.

이날 맨유는 시종일관 위건을 몰아세우며 한수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전반전 종료 시점에서 이미 3-0 스코어를 만들었음에도 후반전 역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또 발렌시아는 1골 2도움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위건은 역습 전략을 맞섰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3라운드에 이어 위건은 올 시즌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두 경기 모두 5골차 패배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좌측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풀타임 출전했다. 주로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에 주력하며 팀 대승에 일조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조원희는 중앙 미드필더로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EPL 진출 후 최초로 90분을 소화했다. 맨유 미드필더 진영의 패스 물줄기를 차단하는 1차 역할에 공격시에는 전방으로 깊숙이 전진하며 후반 16분 샤를 은조그비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승점3점을 획득한 맨유는 승점43점(14승1무5패)로 1위 첼시와의 승점차를 2점으로 유지했다. 반면 위건은 승점19점(5승4무10패)에 머물러 15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 맨유의 파상공세, 루니의 선제골

홈팀 맨유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3분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박스 안 우측에서 슈팅을 날리며 위건을 위협했다. 위건은 전반 5분 우고 로다예가가 날린 슈팅이 맨유 골키퍼 토마스 쿠쉬차크의 정면으로 향했던 장면 외에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14분 루니의 크로스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고, 3분 뒤에는 루니가 직접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묵직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두 슈팅 모두 위건의 크리스 커클랜드의 손에 걸렸다. 또 전반 19분 박스 안 좌측에서 날린 루니의 감아차기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거듭된 슈팅에도 골을 올리지 못하던 맨유는 전반 28분 마침내 선제골에 성공했다. 발렌시아의 패스를 하파엘이 우측면을 돌아가 받아낸 다음 곧장 중앙으로 공을 연결했고, 이를 루니가 박스 안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살짝 공을 건드려 위건 골망을 갈랐다.

박지성은 좌측면에 나서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주력했다. 조원희는 맨유 미드필더들의 패스를 차단하려 분주히 움직였고, 공격시에는 전방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 캐릭과 하파엘의 연속골 터져

맨유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선취골이 터지고 3분 뒤 발렌시아의 패스를 달려오며 받은 캐릭이 땅볼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두 번째 득점자가 됐다.

위건은 로다예가를 이용한 역습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반 33분 헨드리 토마스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과 전반 41분 조원희의 왼발 중거리 슈팅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이미 두 골을 앞서간 맨유는 세 번째 득점을 향한 공격도 이어갔다. 전반 36분 박지성이 박스 안 좌측에서 왼발 크로스를 시도하며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44분에는 또 다시 골이 터졌다. 하파엘이 플레쳐의 패스를 박스 안에서 잡아낸 후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 베르바토프 슈팅 작렬...조원희 감각적인 패스 시도

후반전 역시 맨유의 주도권 속에 흘러갔다. 후반 1분 박지성이 후반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 루니에게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루니가 왼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 후반 4분 맨유의 네 번째 득점이 터졌다. 우선 발렌시아가 우측면에서 메이노르 피게로아를 제치고 들어간 후 중앙으로 공을 연결했다. 이를 베르바토프가 잡아낸 후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침착히 연결해 골을 터뜨렸다.

후반 6분 맨유는 베르바토프, 플레쳐, 박지성, 그리고 다시 베르바토프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패스워크 후 루니의 헤딩슈팅으로 이어졌지만, 루니의 슈팅은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데 그쳤다.

위건은 후반 16분 만회골 기회를 잡았다. 로다예가의 패스를 받은 조원희가 논스톱으로 좌측면을 침투하는 은조그비아에게 패스를 전했다. 그러나 은조그비아의 왼발 논스톱 슈팅은 골문 우측을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2분 뒤 조원희는 직접 중아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맨유 수비진을 맞고 엔드 라인으로 향해 무위에 그쳤다.

▲ 발렌시아 득점, 맨유의 5-0 승

위건의 공격력이 후반 중반 무렵 살아나는 듯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에 맨유가 재차 득점을 올렸다. 후반 19분 루니의 스루패스를 발렌시아가 박스 안으로 재빨리 쇄도해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득점을 터뜨렸다.

맨유는 승기를 잡자 후반 22분 베르바토프, 비디치, 에브라 대신 대니 웰백, 파비우 다 실바, 안데르송을 동시에 투입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위건은 후반 34분 동료의 크로스를 받은 로다예가가 헤딩슈팅을 날리며 영패를 모면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마저 쿠쉬차크의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이후 맨유는 계속해서 경기를 장악했고 결국 5-0 승리를 따냈다.

▲ 2009/2010 FA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12월 31일, 올드 트라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5 (28' 루니, 도움:하파엘, 31' 캐릭, 도움:발렌시아, 44' 하파엘, 도움:플레쳐, 49' 베르바토프, 도움:발렌시아, 74' 발렌시아, 도움:루니)

위건 애슬레틱 0
*경고: 은조그비아(위건)
*퇴장: -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전 선수(4-4-2)

쿠쉬차크(GK) - 하파엘, 브라운, 비디치(67' 안데르송), 에브라(67' 파비우) - 발렌시아, 캐릭, 플레쳐, 박지성 - 베르바토프(67' 웰백), 루니 /감독: 퍼거슨

▲ 위건 애슬레틱 출전 선수(4-5-1)

커클랜드(GK, HT' 폴리트) - 멜키오트, 샤르너, 브램블, 피게로아 - 토마스(70' 에드만), 고메즈, 조원희, 보이스, 은조그비아(66' 싱클레어) - 로다예가 /감독: 마르티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