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폭설로 서울 교통이 마비된 4일 오전 10시 지하철 2호선 교대역 강남역 방향 승강장에서 한 젊은 남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했다.

폭설 탓에 지하철로 사람이 몰리면서 급기야 만원 지하철에서 한 여성이 인파를 견디다 못해 실신했기 때문이다.

결국 쓰러진 여성은 주변 사람의 등에 업혀 급히 역무실로 옮겨져야만 했다.

같은 시각 교대역 지하철 개찰구에서는 한 남성과 역무원이 실랑이을 벌이고 있었다. 엄청난 인파에 밀려 승강장에서 개찰구까지 계단을 올라오기조차 어렵자 불만이 폭발한 듯 했다. '역이 매우 혼잡하오니 승강장 앞쪽을 이용해 달라'는 역내 안내방송은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렸다.

"이해를 해주십시오"(역무원)"아니, 이해라고요? 지금 아래(승강장) 사람들이 깔려죽게 생겼는데 이해라고요?"(승객)
새해 첫 출근날 폭설로 이날 서울 지하철은 그야말로 '지옥철'로 변했다. 출근시간을 이미 넘겼는데도 아직까지 출근하지 못한 시민들이 한데 몰리면서 제 시간에 지하철을 타기조차 어려울 정도.

실제로 취재진이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서 삼성역까지 불과 세 정거장을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이 넘었다. 워낙 사람이 몰린 탓에 지하철에 오를 수 조차 없어 6대가 넘는 지하철을 '눈을 뜬 채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지하철 안의 상황도 바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 안에서 만난 한 남성은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지금 시간(오전 10시 15분)까지 지하철에 갇혀 있다"며 "지하철이 역에 설 때마다 3-4분은 멈춰 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지하철 안에서 회사 동료들에게 일터에 지각하게 된 이유를 전화기를 붙잡고 설명하는 승객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출근시간대 지하철 운행간격은 평소 1-2분에서 현재 5-8분까지 벌어진 상태지만, 지하철 혼잡으로 탑승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이보다도 10여 분 이상 걸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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