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자 충북도민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충북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정우택 충북지사는 한나라당 탈당을 시사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정부를 비난하며 강력한 투쟁을 선언했다.

정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발표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중앙부처 이전 계획을 완전히 취소하고, 기업 등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기업, 대학, 연구소들을 몰아주어 세종시 블랙홀을 현실화시킨 계획으로 충북 발전 전략에 대한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세종시 원안 추진이란 내 소신은 변함이 없다. 정부와 여당에 다시 한번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한다"며 "충청권의 민심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정부와 여당이 이를 밀어부치면, 저 자신 스스로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 탈당을 시사했다.

"이제 세종시 문제는 원안 추진이냐 수정안이냐 둘 중 하나"라며 "현재 찬반이 갈리는데 충북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2월까지 지켜본 뒤 종합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며 거취 결정 시기도 언급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정운찬 총리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은 행정중심복합도시 폐기·백지화 안이며, 국민을 무시하고 500만 충청도민을 능멸하는 일"이라고 규정한 뒤 "그 동안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 추진해 오던 전국 각지의 혁신도시·기업도시·경제자유구역·국가 및 지방 산업단지 모두를 고사위기로 내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혁신도시 등으로 이전하려는 모든 기업들을 수정된 세종시가 몽땅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을 가져다줄 것이 뻔하다"며 "특히 세종시에 경계를 맞대고 있는 충북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세종시의 블랙홀 효과를 직격탄처럼 맞게 돼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함께 추진해 오던 음성진천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는 물론,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오창산업단지, 음성 태생산업단지, 제천 제2산업단지 모두는 빈껍데기만 남아 기업 없는 도시, 공장 없는 산업단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홍재형 의원은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 결의안 제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자유선진당 충북도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행정중심 기능을 없애고 전국 10개 지역에 있는 혁신도시와 비슷한 신도시를 하나 해주겠다는 내용"이라며 "신도시 건설을 위해 조상 대대로 내려온 산소와 땅, 집을 버리고 떠났는가. 우리는 이러한 말도 안되는 수정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개인도 아닌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은 사악한 불의"라며 "이러한 불의를 막고 수정안을 반대하는 것은 바로 정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은 충청인의 자존심만이 아니다. 나라 전체를 서로 싸우고 갈등하고 증오로 휩싸이게 만드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며 "상생과 화합을 위해서도 확실하게 원안을 사수하고 수정을 정면 거부한다. 도민이 함께 한마음으로 뭉쳐 수정안을 반드시 물리치고 원안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했다.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북비대위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권의 행정도시 백지화안은 대한민국 정부를 포기하고, 수도권·재벌공화국을 선택해 충북과 지방을 말살하는 것으로,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총력투쟁을 선포한다"고 천명했다.

"예상대로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정체불명의 누더기 신도시 하나를 억지로 만들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세종시 발전안은 모든 것이 허구이며, 검증되지 않은 불장난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이어 "행정도시 원안 추진과 충북 발전을 위한 범국민적 투쟁에 충북도민들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한다"며 "행정도시 백지화에 앞장서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나 강력한 투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는 충북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면서도 "세종시 수정안은 당초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목표인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발전을 더 충실히 하고, 국가의 경쟁력도 높인다는 점에서 충청 발전과 국가 발전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안으로 평가되기를 바란다"고 도민의 이해를 구했다.

"정치적 약속과 정책적 신뢰성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정치적 목적으로 탄생된 세종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충청권의 발전, 특히 충북의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충북 역차별 문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행정수도를 오송 지역으로 유치하겠다는 지금의 민주당 의원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충남 연기·공주로 빼앗긴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했다.

이어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많은 논란이 예상되지만,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시위나 장외투쟁을 통한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을 위한 비판’이 돼서는 충북 발전을 앞당길 수 없다"고 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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