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개교하는 필리핀한국국제학교의 김성미 초대 교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교민들은 영미권 국제학교를 크게 선호하는데 실제로 그 학교들이 우수한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장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 포진한 영미권 우수 국제학교는 대부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중등학교 졸업자격 인증 프로그램인 IBP(International Baccalaureate Program)를 개설해놓고 있다.
유럽 비영리교육재단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관리하는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대학에 입학할 때 상당한 우대를 받기 때문에 교민들도 당연히 이들 학교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
IBP를 개설하려면 수년간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그는 한국의 우수한 교과과정과 필리핀의 영어친화적 환경이 잘 접목되면 3∼5년 안에 충분히 한국국제학교에도 이 프로그램이 설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장은 "우리의 우수한 교과과정을 영어로 수업할 수 있는 한국국제학교가 있고 IBP 인증도 받는다면 교민 학부모들도 굳이 아이들을 학비가 3∼4배나 비싼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국제학교가 도약하고 영미권 학교와 경쟁하려면 IBP도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한국 교과과정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 김 교장의 지론이다.
필리핀의 영미권 국제학교를 나온 적잖은 교민 자녀가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하지만, 한국 교육과정을 이수한 적이 없어 대학을 졸업해도 한국 기업에 취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단지 영어공부만을 목적으로 필리핀 현지 학교에서 수학하는 학생들 또한 한국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없고, 그에 대한 지식이 없어 귀국해도 대학 입학이 간단치 않은 실정이라고 김 교장은 강조했다.
김 교장이 신설 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질이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채용하려다 계약 직전 취소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교장은 "여러 조건을 갖춘 교사였지만 우리는 단순히 영어수업만 하는 교사를 뽑으려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교사를 채용하려 했다"며 "이제 막 태어나는 학교에서 교사가 '내가 왜 그런 것까지 해야 하느냐'고 생각해서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만약 교사자격 소지자 중 조건을 갖춘 교사가 없다면 교사자격증이 없더라도 관련 전문가를 전문강사 형태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교장은 필리핀한국국제학교에 지원한 동기에 대해 "국제학교에 관심도 있었지만 내가 평소 생각해온 교육철학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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