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공무원 뇌물수수사건으로 유죄 확신한다' vs '굳이 안해도 됐을 수사, 패소시 후폭풍 가늠키 어렵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사건 선고를 하루 앞둔 검찰은 유죄판결을 확신하는 가운데 선고전망과 여론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검찰 간부들은 한 전 총리 사건 역시 일반적인 공무원 뇌물수수사건과 다를 바 없다며,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할 것이라는 게 표면적인 입장. 그러나 속내는 사뭇 엇갈리고 있다. 한 전 총리 재판 내내 검찰이 수사상 허점을 노출하는 등 역공을 당해, 공판중심주의를 깐깐하게 적용한 재판부의 결정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상황이라는 것. 특히 패소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

검찰과 한 전 총리측이 벼랑끝 싸움을 벌이는 내내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흘러나온 실정. 한 검찰 간부는 "수사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에만 너무 의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법정에서 핵심증인들이 진술이 달라질 것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검찰은 재판 중에도 증인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 재판부로부터 수사과정상 문제를 지적받기도 했다. 공판중심주의를 내세운 법정에서 번번이 밀린 만큼, 유죄판결을 쉽게 낙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부 간부들 역시 한 전 총리 사건을 '굳이 안해도 됐을 수사'로 말하기도 했다. 무죄판결이 날 경우 작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폭풍에서 겨우 재건된 검찰은 또 한번 신뢰에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검찰 내부에서는 선고결과와 상관없이 해당 수사팀에 대한 문책론도 솔솔 나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요수사에서 핵심증인들의 진술이 검찰 수사 때와 달리 법정에서 계속 뒤집혀, 수사팀이 부실 수사 논란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검찰 안팎에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1심 선고를 앞두고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에 대해 별도 수사에 착수, 막판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일 선고 공판 때 새로운 수사 내용을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할 방침이어서 선고가 예정대로 내려질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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