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밝히고 있다.

한때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무성 의원이 결국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의 출마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두 사람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서와 화해, 통합의 정신으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친이(친이명박)계 고흥길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김 의원은 “얼어붙은 여야 관계가 풀리고 국회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되려면 우리 정치에 대화와 타협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전제한 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권 재창출이다. 대한민국을 위해 계속해서 우리가 역사를 주도해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사심을 버리고 공적인 사명감 앞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선진국들도 힘들어하는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가장 빨리 탈출하고 있고, G20 정상회의 유치와 원자력발전소 수출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어도 국민들은 오히려 더 따갑게 집권여당을 질책하고 있다”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국민들께선 우리의 모습이 오만해 보인다고 하신다”고 진단한 그는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욕심에 차지 않더라도 양보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왜소하게 비치고 있는 정치를 통 큰 정치로 바꾸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친이-친박간 계파 갈등을 언급, “당내 화합이야말로 국민의 신뢰와 정권 재창출의 가장 큰 기반”이라며 “친이, 친박, 주류, 비주류 언제까지 이런 것들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느냐”며 “오로지 하나,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는 역사 발전을 위해 하나가 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류건 비주류건, 열린 가슴으로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중요한 정책결정도 계파의 입장을 떠날수 있게 된다”면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일에 계파가 장애물이 돼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계파를 떠나 함께 어울려서 일할 때 진정한 화합도 이뤄질 것”이라며 “과거는 그만 잊자.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던 그 기억을 지울 때가 됐다”는 힘줘 말했다.

하지만 그간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의 출마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터라 박 전 대표가 향후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현재까진 김 의원의 출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은 이정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께서 특별한 언급을 하시진 않았다”면서 “특별히 할 말도 없다”고 입을 닫았다.

친박계의 한 핵심인사는 통화에서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출마에 대해 말 한 마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기가 하겠다는 데 박 전 대표께서 무슨 말씀을 하겠느냐”고 밝혔다.

김 의원도 ‘박 전 대표와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말씀드리진 않았다”면서 “많은 친박 의원들이 찬성의 뜻을 밝혀줬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출마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박 전 대표가) 그렇게 하시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친이계 이병석 의원과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자천타천으로 거명됐던 중립성향의 이주영 의원이나 친이 핵심인 안경률 의원 등은 김 의원이 출마함에 따라 사실상 양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던 정의화 최고위원은 국회부의장 출마로 선회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의원은 ‘주류 책임론’을 앞세운 이병석 의원과의 대결에 대해 “분명히 정권은 같이 잡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이제부터는 양강 구도”라며 “이 시점에서 당장 부닥쳐야 할 세종시 수정, 4대강사업, 개헌 등 국가적 현안을 수행하는데서 누가 더 적합할 지 한나라당 의원들의 판단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세종시 문제는 개개인의 입장을 떠나 공적 입장에서 양쪽의 입장을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어내겠다”며 아울러 개헌문제에 대해선 “개헌은 국민의 총의와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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