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을 연결하는 구로역 주변 오피스텔 밀집지역에 지난달 10일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최근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 새로운 유형의 성매매 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른바 역세권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이다.

12평 크기에 침대와 거실, 화장실 각 1개씩을 갖춘 이 오피스텔은 겉으로는 평범한 가정집이지만 하룻밤에 수십명의 남성들이 드나드는 홍등가였다.

이날 경찰에 적발된 업주인 안 모(27) 씨 등 2명은 이 일대 오피스텔 3곳을 빌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500여명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수를 한 남성은 대부분 20~30대의 직장인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역세권이라 접근이 용이하고 안마시술소나 모텔 등과 달리 출입을 할 때도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가능성도 적고 따라서 단속 위험도 적다는 점이 젊은 직장인들의 구미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법은 치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들은 업소 홍보용 인터넷 홈페이지를 외국 서버를 이용해 개설한 뒤 성인사이트를 통해 광고를 냈다.

'구로000'이라는 제목의 이 사이트에는 성매매여성의 알몸 사진과 신체 프로필과 함께 단속에 걸릴 위험이 없다는 내용의 이용후기가 올라와 있다.

예약을 하려면 휴대전화가 아닌 공중전화만 이용하도록 했다. 통신기록조회와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손님들이 전철역 인근에 오면 "어느 오피스텔 몇 번 방으로 가라"고 접선을 했다. 또 오피스텔의 비밀을 지킨 단골에게는 성매매 비용 12만원에서 2만원을 깎아주는 할인혜택까지 주면서 고객을 철저히 관리했다.

때문에 인근 지역 회사원들은 물론 입소문을 듣고 멀리서 원정 나온 손님들도 많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날 단속으로 업주 2명과 종업원 3명을 성매매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지인들끼리 입소문을 통해 은밀하게 성매매업소 정보가 퍼지기 때문에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은 물론 실태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속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찰이 앞으로도 손님으로 가장하고 업소에 들어가는 미끼수사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동원해 신종 유형의 성매매를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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