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후보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7일 첫 '진검승부'를 벌였다.

오-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서울시장 여-야 후보 토론회에서 세종시 문제, 천안함 사건 등 주요현안과 관련해 서로 엇갈린 의견을 나타내며 팽팽히 맞섰다.

특히 '대권도전' 여부와 관련, 오 후보는 "4년 동안 재선시장으로서 정책과 비전을 완수하고, 국민과 시민들의 평가를 받은 뒤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어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시작한 장기 프로젝트들이 이제 겨우 뿌리를 내렸다. 앞으로 4년 동안 다른 생각을 할 여력이 없다"면서 "4년 임기를 꽉 채워 완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장임기 완주를 다짐하면서도 2017년 대선도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둔 것.

이에 한 후보는 "대권도전에는 관심도 없고 나가지도 않을 것이다. 서울시장이 된다면, 서울시장을 마지막으로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한 후보는 '민주당에서 2012년 대선에 나서달라고 요청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거절하겠다"고 일축했다.

또 4대강사업과 관련, "좋은 수질과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이 필요하다(오세훈)"는 입장과 "막대한 예산을 삽질 예산으로 갖고 갔다(한명숙)"는 의견으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오 후보는 "(4대강 사업 지역의) 공천을 생각하는 민주당 지방 단체장도 4대강을 해달라고 했다"면서 "다만 사업을 한꺼번에 할 게 아니라 낙동강과 영산강부터 해 성과를 냈다면 국민적 여망 속에서 한강과 금강 사업도 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는 "4대강 사업 내용은 현 정부가 처음에 주장했던 대운하 사업과 다른 게 없다"며 "막대한 예산으로 멀쩡한 강을 파헤쳐서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하는데, 다가올 환경문제 등에 어떻게 대처할지 난감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오 후보는 "세종시 원안으로는 지역발전이 역부족이다. 수정안의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철학을 전제로 삼아야 한다"며 "서울시민을 설득해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시키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원안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한 후보는 "세종시 원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날치기로 처리된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모두 모여 처리한 것"이라며 "세종시는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철학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 후보는 '세종시 수정안 반대 입장을 밝힌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질문에 "특정 이슈에서 입장을 달리한다고 해서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을 망설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대승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오 후보는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북측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외교, 경제, 군사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공조체제가 가동돼야 하고, 중국과의 국제공조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군사적 제재는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후보는 "천안함 사태는 국제적인 문제와도 연계돼있기 때문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가정을 전제로 답변한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진상조사를 하루빨리 마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진상조사를 하고 있음에도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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