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장규석 기자]

독성이 기준치를 초과한 중국산 복어를 반송조치하는 척하며 자신의 냉동창고로 빼돌린 수입업자가 적발됐다. 이 업자는 문제의 복어를 유통하기 직전에 덜미를 잡혀 하마터면 독성분이 있는 복어가 식탁에 오를 뻔 했다.

지난 13일 국립수산물검사소 부산지소 분석실험실. 한 연구원이 부산경남세관에 적발된 냉동 까치복어에서 복어독을 추출해 실험용 쥐에게 주입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팔다리가 뻣뻣해지며 마비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복어독은 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독의 일종으로 끓여도 없어지지 않고, 해독제도 없다. 복어독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중추신경 마비로 인한 언어장애와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국립수산물검사소 부산지소 정영애 분석실험팀장은 "섭취 후 2-30분이 지나면 가볍게는 입술 등에 마비가 오고, 심하면 호흡곤란과 언어장애, 전신마비가 오게 된다"며 "복어독은 평소에 조금씩 자주 섭취하더라도 면역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증상이 나타날 때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업자인 이 모(52) 씨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들여온 냉동 까치복 12톤에서는 식용으로 사용되는 껍질과 살에서 기준치(10MU/g)의 1.3배에서 1.8배에 달하는 복어독이 검출됐고, 검역 과정에서 복어독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자 세관은 수입된 복어를 전량 중국으로 반송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 씨는 운송회사와 짜고 청어 12톤을 중국으로 수출하면서 까치복을 반송한 것처럼 속이고, 정작 복어는 자신의 냉동창고로 빼돌려 보관해 왔다.

이미 수입한 수산물을 반송할 경우 중국에서 돈을 돌려받기 힘들고, 까치복은 국내에서 고급 어종으로 비싼 값에 거래되기 때문.

이 씨는 그동안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까치복을 최근 도매상을 통해 유통시키려다, 유통 직전에 이 씨를 감시하고 있던 세관과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하마터면 독성을 함유한 중국산 복어가 식탁에 오를 뻔한 상황이었다.

부산경남본부세관과 부산지검 외사부는 수입업자 이 씨 등 2명을 관세법 위반으로 구속하고, 까치복을 빼돌리도록 도와준 모 해운업체 대표 서 모(49)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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