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설득에도 불출마 고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측근 의원들의 당 대표 출마 권유를 물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은 최근 ‘박 전 대표가 나서 한나라당을 추슬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16일 친박계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전 대표는 최근 여러 측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많은 이들이 당 대표를 나가라 하지만, 국민에게 면목이 없어 못 나가겠다. 천막당사 시절 ‘한나라당에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또 어찌 기회를 달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한나라당 당헌·당규는 당정분리를 확실히 하도록 돼있지만 이 부분이 정리되지 않고, 약속이 되지 않은 상황에선 대표를 맡아도 청와대나 대통령이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내가 할 역할도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갈등’의 문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미디어법, 세종시 수정안 등 세 번 정도 정책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것이 친이·친박 갈등으로 비친 것 같다”며 “지금 당 대표를 맡으면 정책에 대해 다른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친이·친박 싸움이 또다시 벌어지는 것으로 비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이번 선거는 그동안 당이 해온 스탠스에 대해 국민의 불신이 나타난 것 아니냐”며 “지금 상황이 어렵지만 이는 내가 아니라 정권과 당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15일 ‘전대 불출마’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친박계 의원들은 각각 모임을 열고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데 뜻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도 이날 아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전체를 위해 대표를 맡도록 박 전 대표를 설득하겠다”며 “의원들도 계속 박 전 대표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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