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7·28 재보선이 한나라당 승리로 끝나자마자 전기, 가스, 시외버스 등 공공요금을 줄줄이 인상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2010년도 공공요금 조정방향'을 발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8월1일부터 3.5% 인상된다. 가스요금은 9월1일부터 평균 4.9% 올리기로 했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8월 중으로 각각 4.3%, 5.3% 인상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상이 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기초수급대상자와 차상위층 등 저소득층에게 할인율 확대 등을 통해 요금 동결 효과를 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지 않은 다수의 서민들은 8월부터 공공요금 인상의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기획재정부는 물가불안 우려를 고려해 도로통행료 열차료 국제항공요금 등은 동결하기로 했지만, 서민 물가와는 거리가 있는 국제항공요금 동결이 서민가계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은 예정된 일이었다. 그러나 7·28 재보선을 앞두고는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부 계획을 언론에 공개했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이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습적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은 '친서민 정책'을 다시 내세운 최근 행보와도 배치되는 선택이라는 비판도 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친서민을 표방하며 나선 첫 행보가 공공요금 인상이라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에게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는 말이기 때문"이라며 "부자 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스스로 국가재정을 파탄시켜 놓고서 공공요금 인상을 강행한 정부를 누가 친서민 정부라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는 "우리나라 공공요금은 2005년 이후 낮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면서 "중앙공공요금은 지방공공요금 등에 비해 낮게 상승하면서 공공요금 안정 및 전반적 소비자 물가 안정을 견인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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