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에겐"
그만의 뮤즈가 있기 마련이다. A라인 스커트, Y라인 드레스 등 현대 여성 복식사에 큰 획을 그은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오르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자신의 여동생을 추억하며 옷과 향수 등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가 직접 만든 옷은 그만큼 정성이 깃들 수밖에 없었다.
어제 타계하신 '고 앙드레 김'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로 평생의 뮤즈가 있다. 그녀는 그를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만의 뮤즈가 있기 마련이다. A라인 스커트, Y라인 드레스 등 현대 여성 복식사에 큰 획을 그은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오르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자신의 여동생을 추억하며 옷과 향수 등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가 직접 만든 옷은 그만큼 정성이 깃들 수밖에 없었다.
어제 타계하신 '고 앙드레 김'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로 평생의 뮤즈가 있다. 그녀는 그를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를 패션계로 이끈 뮤즈
고 앙드레 김 선생님 자신이 직접 밝힌, 그의 뮤즈는 바로―
'고 오드리 햅번 여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시피 그녀는 '고 앙드레 김 선생님' 뿐만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녀의 헤어스타일, 그녀가 입은 옷, 그녀의 표정, 그녀의 자세, 그녀의 마음가짐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알려주기도 했다.
그럼 '고 앙드레 김 선생님'은 언제 그녀를 만났을까?
그의 패션 속 감성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20대 초반의 앙드레 김은 영화 관람을 즐겼는데, 그 중 오드리 햅번 주연의 <화니 페이스>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이후 오드리 햅번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영화를 봤다고 하는데, 극중 오드리 햅번이 입고 있던 의상은 그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이후 오드리 햅번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영화를 봤다고 하는데, 극중 오드리 햅번이 입고 있던 의상은 그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옷도 옷이지만, 그에게 또다른 감명을 준 것은 다름 아닌 <감성>이다.
이를테면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선 모습이랄 수 있으며, 바로 그 순간 여성의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 행복과 슬픔이 교차되는 순간, 그 두 가지 이미지가 하나로 승화되어 드러나는 장면을 그는 놓치지 않았으며 패션쇼의 마지막 장면으로 이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오드리 햅번은 그의 패션에도 많은 영감을 불어넣었는데―
그의 패션쇼의 마지막에 늘 등장하는 '웨딩 피날레'에서 여자 모델에게 주문하는 표정은 '오드리 햅번의 저 표정'과 비슷하다. 부케가 떨어지지 않도록 두 손으로 꽉 잡고 있는 모습은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하고, 잔잔하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같은 눈빛은 불안해 보이지만 결연한 의지도 아울러 드러난다.
이를테면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선 모습이랄 수 있으며, 바로 그 순간 여성의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 행복과 슬픔이 교차되는 순간, 그 두 가지 이미지가 하나로 승화되어 드러나는 장면을 그는 놓치지 않았으며 패션쇼의 마지막 장면으로 이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오드리 햅번은 그의 패션에도 많은 영감을 불어넣었는데―
개인적으로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한복으로 표현된 튜브톱 드레스.
오드리 햅번처럼 가녀린 이미지를 표현했지만, 우리 문화 속 여인들의 삶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듯하다. 곡선미를 모두 해체하면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바로 그런 내면의 열정이 아니었을까.
오드리 햅번처럼 가녀린 이미지를 표현했지만, 우리 문화 속 여인들의 삶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듯하다. 곡선미를 모두 해체하면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바로 그런 내면의 열정이 아니었을까.
이 장면에 담긴 비밀
패션쇼의 웨딩 피날레의 대미를 장식하는 '남녀가 얼굴을 맞대고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에도 오드리 햅번이 숨어있다.
전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유명한 저 장면. 남녀 모델에게 연기를 지도하는 '고 앙드레 김 선생님'은 누굴 떠올렸을까. 굳이 긴말이 필요없을 듯하다. 그냥 위 사진만 보면 알 수 있다.
패션계로 입문하기 전, 오드리 햅번의 영화에 심취했던 그는 평생 그 당시의 감성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하나의 장면만으로 우리는 그가 젊은 시절의 순수했던 열정을 얼마나 오래, 영원히 간직하고자 했는지 엿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삶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살면서, 자라면서 어렸을 때의 감수성을 쉽게 잊곤 한다. 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정, 사람을 바라보는 깨끗한 마음, 꿈을 향한 갈증 등등. '고 앙드레 김 선생님'은 이 열정을 마지막 순간까지 놓치지 않고 간직했으며 또한 그 꿈을 이루고자 노력했던 분이다.
그의 옷은 바로 그런 그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일상에서 쉽게 입지 못할 옷을 왜 만드느냐는 뭇 사람들의 질문에 <돈이 되지 않더라도 나의 예술성, 나의 감수성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의 답변은 그 질문이 얼마나 우문이었는지 드러내준다.
그가 국가대표급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빚에 허덕이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서서 알리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타인이 이를 모르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꿈과 희망을 주는 예술적 환상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훼손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아이에게 집안의 어려운 상황을 애써 숨기고자 하는 부모처럼.
그런데 그가 마냥 '오드리 햅번'만을 쇼에 녹여낸 것은 아니었다.
그의 패션 업적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아야 할 부분은 바로 <전통 복식의 재창조>다.
그는 한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한 고혹적이며 우아한지 표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그가 디자인한 한복 드레스는 그 아름다운 자태만큼 그의 열정이 묻어난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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