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은 10일,소방청 신설과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된 2017년 이후의 소방발전 단계를 4.0시대로 선언하고 핵심추진 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  1948년 정부수립 이후 70여 년간 소방은 지속적으로 조직과 업무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제4대 이흥교 청장이 취임하면서 조직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미래 발전목표 설정을 위해 현재까지의 소방 발전과정을 4단계로 구분하였다.

1.0단계는 1948년부터 1970년까지로 내무부에 소방과를 설치하고 소방법을 제정해 소방행정의 기초를 잡은 시기다.
 

2.0단계인 1971년부터 1991년까지는 소방행정 수행에 필요한 여러 기틀이 마련된 시기다. 

내무부에 소방국이 설치되고 소방학교가 개교했으며 한국소방검정공사와 한국소방안전협회 등 전문분야의 정부업무를 위탁수행 할 산하기관도 설립되었다. 특히, 국산 소방차가 처음 출시되었고 화재 외에 구조와 구급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현재와 같은 소방행정서비스 체제가 구축되었다.

3.0단계는 1992년부터 2016년까지로 광역소방행정체제가 완성되고 소방서비스가 국민생활과 더욱 밀접해지면서 서비스 수요가 더욱 늘어났다. 조직측면에서는 소방방재청이 설립되었다가 해체되고 국민안전처의 중앙소방본부로 편재되는 등 큰 변화도 겪었다. 

그리고 현재의 4.0시대는 2017년 소방청이 설립된 이후부터로 짧은 기간이지만 소방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시기이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되었던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되면서 국가총력대응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지역에 상관없이 균등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2만 명의 인력 증원사업도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그리고 국립소방병원과 박물관의 설립, 소방수련원의 건립 추진 등 소방의 숙원사업들이 첫 삽을 떴다.
 

이와 더불어 소방청은 시대변화와 조직역량 강화에 맞는 업무혁신과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고품질의 안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4.0시대 핵심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첫째,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게 소방행정시스템과 화재안전도를 세계 최고 그룹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의 소방행정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소방력의 수준이나 서비스의 품질과 다양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인구 10만 명 당 연간 화재사망수로 측정하는 화재안전도 지수는 2019년 기준으로 0.6이다. 이것은 0.4~0.5 수준인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서유럽 선진국에 근접하고 있으며 1.0이 넘는 일본과 미국에 비해서는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방청은 향후 3년 내에 우리나라의 화재안전도를 세계 최고수준인 서유럽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정하고 인명안전 중심으로 화재예방과 대응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초고령화․다문화 등 인구사회학적 다양성 사회에 부합한 서비스를 창출한다. 
 

노인과 외국인 등의 특성에 맞춘 안전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전 세대와 계층을 대상으로 예방 중심의 맞춤형 안전교육과 홍보를 더욱 강화한다. 
 

또한 소방이 보유한 교육훈련시설을 민간에도 적극 개방하여 기업체나 기관에서 안전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소방교육과 실제훈련을 받고 인증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소방공무원 인적자원개발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중앙소방학교의 훈련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한다. 
 

특히, 인적자원개발(HRD)은 전체 소방공무원의 교육훈련시스템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기본교육과 전문교육으로 구분하는 방식에서 직업생애단계별 목표제로 바꾸어 조직과 개인의 목표에 따라 사전에 능력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인증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하여 소방역량을 고도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성과를 적극 활용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교육과 민원상담 및 상황관리, 사물인터넷기술(IOT)을 접목한 소방시설 실시간 관리시스템도 확대한다. 
 

초고층이나 터널화재 등과 같이 현실적으로 실제 상황을 구현하기 어려운 분야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훈련효과를 높인다. 

대형드론을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직접 투입하고 고열과 농연으로 소방관 진입이 어려운 공간에서 활동할 소방로봇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소방청은 민관을 불문하고 관련 분야의 기술과 성과를 소방과 결합시키는 융합개발을 적극 모색한다. 유럽에서 장갑차와 전투기 엔진을 결합해 초대형 소방차를 만든 사례처럼 세계 최고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의 관련 기술을 소방용으로 접목해 시너지효과를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소방이 축적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현장 활동 정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위험요인을 발굴하거나 예측하여 맞춤형으로 예방대책을 강구한다.  
 

넷째, 개발도상국의 소방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지원을 체계화하고 다양한 스토리와 흥미가 있는 소방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산업화를 지원한다. 
 

소방 영화, 웹툰, 특수소방장비 등 우수성과물을 해외에 적극 소개하여 소방의 한류(K-소방)도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스토리 개발을 위해 소방현장에서 일어나는 위기일발의 상황과 감동적인 스토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모집하여 작품집을 매년 발간한다. 
 

또한 2024년 국립소방박물관 개관에 맞춰 국제 교류전시회를 기획하고 2025년 경성소방서(현 종로소방서) 개청 100주년과 2026년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청인 금화도감 개청 60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와 학술행사도 기획하기로 했다. 

아울러 영화, 음악, 미술 등 각 예술분야의 작가들과 함께하는 교류활동도 활성화하고 창작활동에 필요한 소방자원의 지원도 확대한다.

이 밖에도 미래 안전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한국119청소년단 운영 활성화, 중앙소방악대의 무료 연주공연, 의용소방대의 독거노인 안전확인서비스 등 지역특성화 사업, 퇴직소방공무원 재능기부 프로그램 마련, 유인드론(UAM) 구급차 배치, 특수 군사장비의 소방장비화, 소방역사기록화 전시회 등도 주목할만한 시책이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소방발전 4.0시대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의 최종목표는 국민 안전과 행복으로 귀결된다”고 밝히고 “서비스 고도화 뿐 아니라 조직역량 강화와 내부 혁신활동도 결국은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로 판단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방청은 4.0시대 발전과제의 추진과 관련하여 노인복지전문가, 다문화센터 그리고 국내 주재 외국 관계자 등 각계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수렴하기 위한 소통활동을 확대한다. 우선 2월 중에 전문가 그룹인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정책설명회와 토론회를 갖는다.

이정복 기자  jungbok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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