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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인아시아신명나는 춤사위에 계몽이 웬말
자유방송 | 승인 2010.08.24 08:30|(1호)

한판 신명 나게 놀고 왔다. '러브인 아시아'란 고상한 제목을 달았지만 모두 둘러앉아 시어머니 흉도 보고 고향 이야기 하고 그렇게 수다스러운 놀이판이었다. 멋 부리느라 국악뮤지컬이라 붙였으나 그냥 마당놀이라고 부르는 게 좋았을 것이다.

예로부터 고되지 않은 시집살이 있었던가? 극은 가부장적이고 고루한 시어머니와 그저 착하기만 한 며느리들의 이야기다. 공연의 시작은 마당극 형식의 인트로를 취했다. 붉은, 노란, 파란 줄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엮어가며 서로 갈등과 애증으로 엮인 삶을 표현하고, 며느리들의 일상을 짐작하게 하는 춤사위로 흥을 돋웠다. 

    
 
  <러브인 아시아> 공연의 한장면.

필리핀에서 시집온 큰며느리, 둘째 연변댁, 셋째 베트댁 그들은 전라도 고흥의 바닷가 청기와 집에 모여 산다. 남편들은 모두 바다로 나갔고 집에는 까다로운 시어머니와 세 며느리뿐이다.

어느 날 막내딸이 교수 사윗감 인사시키려 고향집에 온다는 말에 시어머니는 며느리들에게 잔치준비를 시켜놓고 동네방네 사위자랑에 분주하다. 잔치준비에 여념 없는 며느리들은 마을 아낙들과 모여 아리랑과 바가지타령을 배우고 베트남·몽골·필리핀·연변, 심지어 카자흐스탄 노래까지 부르며 뽐낸다. 갑자기 객석 여기저기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니 타향으로 시집온 며느리들의 흐느낌이었다. 관객 중에는 필리핀, 일본, 몽골에서 온 며느리들이 적지 않았다. 시어머니와 자녀까지 동반해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무척이나 실감이 났던 모양이다.

사윗감이 대문을 들어서면서 극은 최고조에 달한다. 혹시 공연을 보게 될 분들을 위해 나머지 줄거리는 생략하기로 한다.

한 가지 씁쓸한 것은 극의 결론을 관객 스스로 느끼도록 한 것이 아니라 가르치려 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만든 공연이니 그러려니 싶지만 세계는 하나이니 편견 없이 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막판으로 갈수록 계몽하고 주입하려고 드니 재미가 떨어진다. 다문화가족은 이제는 우리 사회 낯익은 풍경인지라 좀 더 사실감 있게만 그려냈더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다문화란 표현 자체가 극의 주요 메시지와 어긋나는 단어이니 그 말부터 안 쓰면 어떨까? '시어머니 인 아시아' 국악 뮤지컬이라고 해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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