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이는 사건의 종결에서 승리는 명백히 태진아와 이루 부자다. 그러나 상처뿐인 승리일 뿐이다. 이 일로 인해서 이루는 씻을 수 없는 상처들을 많이 받았고, 아버지인 태진아는 더욱 큰 상처를 받았다. 태진아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안 좋았던 실수들이 낱낱이 까발려지며 대중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최희진이 태진아가 자신을 향해 공./갈협박을 했다는 것은 모두 거짓으로 스스로 인정을 했지만, 대중들은 태진아의 과거와 그간 벌어진 공방전 사이에서 태진아를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몰아갔고, 이제 남은 것은 그 싸움의 흔적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아픔의 기억들이 모두 세상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다.

기자회견은 저녁 9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한 것은 오전. 그간 벌어져 온 시간은 장시간.. 양쪽 모두 기자회견장까지 가는 모습은 전./투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싱거운 결말은 양쪽이 뭔가 합의를 한 듯 한 의구심을 갖게도 한다. 분명 기자회견장은 여러 관계자들과 언론사들이 예상컨대 양쪽의 불꽃 튀는 공방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공방전은 단 하나도 찾아보지 못했다.

사과와 각서 발표라는 것이 미리 양쪽 간에 나눈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말 해 주듯 회견장은 갑자기 공증의 자리가 되어 버린 것이 의문이 남는 것이다. 왜 그렇게 갑자기 마무리가 되었는지도 모른 체 말이다. 이루는 그간 쌓아온 아버지의 명성에 금이 갈까 노심초사 했다고 한다.

오히려 기자들이 질문했던 것에는 답변을 내 놓지 않았다. 많은 언론사의 기자들이 질문한 합의에 도달한 과정과 진실공방, 소문의 진위 등에 대한 답변조차도 답을 하지 않고 일방적인 자신들의 발표만을 한 것은 언론들조차도 믿지 못하게 만든 끝맺음이었다.

회견장에 사건 마무리를 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곳에서의 이루는 말 그대로 파파보이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사건이 시작되고 약 2주 동안의 싸움 속에서 이루는 아버지인 태진아의 등 뒤에 숨어 있었다. 아버지만의 일이 아닌, 분명 자신이 주연인 싸움에서도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않고 숨어 있다가.. 결국 회견 말미 모든 것이 해결이 된 상태에서 나와서 아버지에 대한 염려와 팬들에 대한 미안함의 메시지만을 내놓고 끝냈다는 것은 그가 보여준 모습이 남자다운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자신과 최희진이 엮인 상황들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한 것이 없다. 사건에 있어서는 태진아와 최희진의 싸움만으로 끝났지만, 정작 자신과 엮인 많은 소문과 진실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은 남자답지 못함이었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대응했다면 어쩌면 상황은 이렇게 안 좋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그런 태도들이 의구심을 낳게 만드는 것이다. 여러모로 참 씁쓸한 모양새의 사건 종결이며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