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으로 성범죄자 등 강력범 엄중 처벌 여론이 높아지자 법무부 장관이 청송 교도소를 방문해 사형 시설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당시 방침은 사실상 백지화 됐습니다.




지난 3월 부산에서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김길태가 붙잡혔습니다.

흉악범들을 더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법무부 장관이 청송교도소를 찾았습니다.

이귀남 장관은 사형 집행을 전제로 사형 시설 추가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이귀남, 법무부 장관]
"앞으로 여기에도 사형집행하는 시설을 갖추어서 여기도 사형수를 수감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법무부는 한발 더 나아가 연쇄살인 사형수들과 성폭력범 등을 청송교도소에 집중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사형 집행이 재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졌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사형 찬반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반 년이 지난 지금 사형 시설 설치를 검토하라는 장관 지시와 관련해 실제로 이행된 조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검토 단계라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백지화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됐습니다.

사형 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도 배정된바 없고 사형수나 흉악범을 청송교도소에 집중 수감하지도 않았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형 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사형 집행을 재개한다 해도 서울과 부산 등 5곳에 있는 집행 시설을 이용하면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EU와 범죄인인도협약을 맺으면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서약서까지 낸터라 외교적 마찰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청송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심했습니다.

주민들은 지난 4월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방문해 흉악범의 청송교도소 집결 수용과 사형집행 시설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무부는 당시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지난 8월 27년만에 청송교도소의 이름을 경북북부교도소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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