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가슴이 무너졌다. 내가 심장병이 없는 게 다행이다."

중국 네티즌이 단단히 화났다. 중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16강에서 한국에 0-3 완패를 당하자 자국 대표팀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네티즌은 경기 전 지난 2월 동아시아연맹 선수권 대회서 3-0 승리한 것에 이어 또다시 한국을 꺾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다. 중국팀 주장 장 린펑도 "23세 이하인 우리는 성인 대표팀과 달리 한국이 두렵지 않다. '공한증'은 없다"라고 힘을 보탰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중국 축구 팬들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을 통해 "한국 골키퍼만 경기장에 남겨봐라. 중국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나 보게"라며 허약한 공격력을 비난했다. 또 "한국을 응원하는 게 더 낫겠다" ,"한국 선수 세 명만 퇴장당하면 이길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후반 3점 차로 점수가 벌어지자 "우리는 심판이 있으니까 0-3도 뒤집을 수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중국 방송도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북경체육채널 해설자는 "전반 하이라이트가 곧 한국의 하이라이트다. 이기기 힘들 것 같다"고 중계 도중 비관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또 후반 중국의 공격이 풀리지 않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뒤로 패스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본인들이 FC바르셀로나(스페인)인 줄 아는 것 같다"며 힘주어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경기 직후 "라이벌 한국에 0-3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8강 목표는 산산이 조각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언제부터 한국과 중국이 라이벌이었나. '라이벌'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재밌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외교적인 마찰로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도 한국의 승리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 '2ch'의 네티즌들은 "일본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한국이 떨어져야 되는데, 중국은 그럴 능력이 없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또 "'쿵푸'도 '아시아의 호랑이'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구나", "13억 명이나 있으면서 이렇게 축구를 못하다니"라고 놀리기도 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중국과 23세 이하 대표팀 간 대결에서 8승 1무의 일방적인 우위를 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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