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과 군을 가리지 않은 북한의 무차별 포격은 치밀한 준비와 전략에 바탕한 것입니다. 공포감을 극도로 확산시켜 서해5도를 민간인이 살지 않는 공도(空島)로 만들겠다는 적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원유철 국방위원장 등 국회 국방위 소속 동료의원 7명과 함께 지난 26일 연평도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온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의 조언이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 소장을 역임한 송 의원은 대표적인 국방통. 연평도 사태 직후 열린 대정부 질의 과정에서도 송 의원은 국방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리 군의 미비했던 전투태세와 개선사항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과 조언을 쏟아냈다.

연평도 포격에 적이 열압력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북한군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고, 연평도에 비축 중인 우리군의 탄약이 일주일치뿐이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특히 적의 동향을 탐지하는 레이더의 미비, 동굴 해안진지를 공격하기 위한 정밀유도무기의 부재 등을 지적한 점은 연평도 방어 전략을 짜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송 의원은 "북한군이 주유기 자주포기지 등 군 작전에 필요한 모든 곳을 정확히 타격한 것을 보고 적의 정보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치밀한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현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걱정처럼 실제로 연평도는 이미 주민 수십 명만 남아 있는 유령의 섬이 돼버렸다. 이렇게 서해5도에 우리 주민의 숫자가 적어질수록 북한의 서해5도 점령 의도는 점점 더 노골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를 막기 위해 여야가 29일 발의한 서해5도 특별법을 이른 시일 내에 통과시켜 섬의 긴급 복구와 주민의 생활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송 의원의 주장이다.

송 의원은 "K9 자주포 배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평도의 대포병 탐색능력을 강화하고 해안동굴을 공격할 수 있는 GPS 장착탄 등 무기도 증강해야 한다"며 "서해5도 해병대 전력을 강화도에 못지않게 강화하는 것도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 군이 전투와 무기체계에 대한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과 동맹국의 군대 파견 요청인데 이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송 의원은 "실전과 이론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한국군은 PKO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작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군이 경험을 쌓는 것은 국지전이나 전면전에서 우리 군의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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