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경제에 찬바람이 불면서 거리로 나서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에 아예 취업을 포기하거나 일자리를 잃은 20~30대가 손수레 하나에 생계와 희망을 걸고 노점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광주 서구 금호동 모 아파트 단지에서 붕어빵과 어묵 등 간단한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김보연(가명·29·여)씨.

대학 졸업 후 줄 곧 병원 간호조무사일을 하던 김씨는 지난해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 뒀다. 결혼후 1년이 지나면서 남편 월급으로만 생활 할 수 없었던 김씨는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가 않았다.

결국 지난달 40만원을 투자해 '소자본 창업'에 나섰다.

"마땅한 재취업 자리 찾기가 쉽지 않아 겨울철 반짝 장사로 시작하게 됐다"는 김씨는 "처음에는 창피하기도 하고 힘들것 같아 걱정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오후 1시에 '출근'해 오후 8시면 '퇴근'하는 어엿한 사장님인 김씨는 "생각보다 벌이가 좋아 웬만한 회사원 월급은 번다"며 "내년 봄까지 쌈짓돈을 모으면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니트럭에서 타코야끼(문어빵)을 파는 최준상(37)씨도 5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노점상이 됐다. 전문대를 나와 보일러를 수리 하는 일을 했지만 일거리가 일정치 않아 생계가 어려워지자 트럭행상에 나선 것이다.

"아는 지인으로부터 트럭을 싸게 넘겨 받아 노점을 시작했다"는 최씨는 "주변에 4년제 대학를 나오거나 취업을 준비하다 노점상에 뛰어든 젊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오전 내내 재료준비를 하고 오후에 나와 꼬박 10시간을 매연을 마시면서 길에서 보낸다"며 "트럭 행상 자체가 불법인데다 자주 장소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두 아이를 위해서는 열심히 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와 최씨처럼 젊은층이 노점상으로 나서는 데는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해 쏠쏠한 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지역에서 노점 붕어빵 기계의 가격은 1대당 15만원에서 30만원 사이. 리어카까지 구매하면 조금더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래도 100만원 안팎이어서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붕어빵 재료 공급업체 관계자는 "재료 납품이 지난해 50여곳에서 올해는 현재까지만 70곳으로 늘었다"며 "최근 20대 초반 창업자가 많아지는 등 노점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