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와 이승엽을 한꺼번에 끌어안은 오릭스는 2004년 오릭스 블루웨이브가 긴테쓰 버팔로스를 합병해 새롭게 탄생한 팀이다.
　

오릭스 블루웨이브는 한화의 레전드 구대성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선발과 불펜요원을 오가며 활약했고, 시애틀의 스즈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1936년 한큐군으로 출발해 한큐 브레이브스, 오릭스 브레이브스,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이르기까지 퍼시픽 리그 우승 12차례, 일본시리즈 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긴테쓰는 1950년 창단한 이후 퍼시픽리그에서만 네 차례 우승했을 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적은 없다. 합병 이후로도 세이부, 소프트뱅크 등에 밀려 성적은 신통찮았다. 2008년 퍼시픽리그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고, 올 시즌에도 69승71패로 5위에 그쳤다.
　

한신 타이거즈 감독 출신인 오카다 아키노부가 사령탑을 맡고 있고, 오사카의 교세라돔과 고베 스카이마크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올 시즌 17승8패 방어율 3.30을 기록한 가네코 치히로가 팀의 에이스지만 팀내 선발진 가운데 10승대 투수가 단 두 명 뿐이고 붙박이 마무리 투수도 없어 오카다 다카히로와 이승엽이 버티는 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취약한 편이다.
　

지난 10월까지 오릭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던 삼성 김성래 코치는 "모기업인 오릭스는 종합금융회사로 풍부한 자금력을 자랑하지만 구단에 대한 큰 투자에는 인색한 편이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투자는 잘 해서 인간적인 냄새가 짙은 팀이다. 외국인선수가 적응하기 쉬운 분위기인데다 오사카 지역에 교포들이 많아 박찬호와 이승엽이 연봉 이상의 가치를 구단에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김 코치는 또 "한신은 악착같은 분위기인데 반해 오릭스는 선수들이나 프런트 모두 부드러운 편이다. 박찬호나 이승엽 모두 나름대로 대우를 받겠지만 팀내에서 고참급인만큼 솔선수범해 팀의 리더가 돼야 한다. 올 시즌 5위에 그쳤지만 마지막까지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을 다툰 만큼 박찬호와 이승엽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