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조광래(55) 감독이 ‘캡틴’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국가대표 은퇴 만류를 위한 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박지성은 지난해부터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뒤 국가대표팀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A매치 소화를 위해 매달 한국과 영국을 단시간에 왕복하는 무리한 일정으로 무릎에 물이 차면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16일 대표팀의 제주 전지훈련을 참관하던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가 “지성이가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는 마음이 확고하다”라며 국가대표 은퇴를 밟겠다고 전했다.

이 발언의 후폭풍은 대단했다. 제주 훈련에 참가하던 몇몇 선수들은 심리적 동요를 보였다. 여러 축구인들은 박지성의 은퇴를 만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반면 팬들은 박지성이 그 동안 한국축구에 많은 공헌을 한 만큼 놓아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답 없는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조광래 감독이 박지성과 직접 대화를 나눠 이 일을 매듭짓기로 했다.

조광래 감독은 24일 아시안컵 출전 명단을 발표하면서 “박지성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어떤 생각을 갖고 은퇴를 결심했는지 알아보고 결정하겠다”라고 우선 박지성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조광래 감독은 “선수 생활에 큰 무리가 오지 않는다면 2014년 월드컵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박지성은 현재 대표팀의 필수적인 전력이기에 4년 뒤 있을 브라질 월드컵까지 대표팀에서 활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4년 더 지금 같은 생활을 이어간다면 부상의 재발생과 체력 및 경기력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조광래 감독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박지성이 계속해서 국가대표로 활동할 수 있게 제안을 할 계획이다.

바로 선별적 대표팀 합류다. 즉 중요한 A매치가 있을 경우에만 박지성을 호출해 대표팀의 전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조광래 감독은 “평가전은 차출하지 않더라도 월드컵 예선 등 중요한 경기에는 박지성이 필요하다. 그런 경기만이라도 참여해서 한국축구를 빛내줄 계기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나려 하는 박지성과 이를 붙잡으려는 조광래 감독. 상반된 입장의 두 사람은 오는 27일 UAE 아부다비에서 만난다. 조광래 감독이 준비한 작전의 성공 그리고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 여부도 이 자리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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