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지성이 UAE 아부다비 공항에 내려 대표팀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 뒤는 이청용.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친 뒤 은퇴하겠다고 아버지 박성종씨 입을 통해 밝힌 박지성(맨유)이 은퇴 의사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2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해서다.

"(은퇴와 관련된 질문을) 예상했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다"며 취재진 앞에 선 박지성은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정확한 것은 아시안컵이 끝나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내 의사도 중요하지만 축구협회와 상의해서 결정내릴 것이다"고도 했다. 8년여 한국축구의 얼굴로 활약해온 만큼 독단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은퇴를 시사한 시점이 좋지 않다는 말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은퇴 의사를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를 소화하기가 버거웠던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아시안컵이 끝나봐야 말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버지 박씨가 박지성의 무릎이 선수로서 5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박지성은 "사실이 아니다. 무릎 상태는 좋다. 선수 생활하는데 괜찮다. 내가 하기 나름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선수 생명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된 박주영에 대해서는 "대표팀의 중요한 선수인데 안타깝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다른 선수들도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이런 기회를 잡고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대표팀이 두터운 선수층을 갖고 있고 좋은 전력을 갖췄다는 걸 증명해보일 차례다"고 했다.

박주영의 불참으로 인해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해진데 대해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조광래 감독님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예전부터 봐왔던 포지션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막내인 샛별 손흥민(함부르크)과 룸메이트를 하게 됐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유럽에서도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은 아시안컵 우승이 간절한 이유에 대해 "개인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역사에서 중요하다. 51년간 우승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강팀이 되려면 우승 트로피가 있어야 한다.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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