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양동우체국이 아들을 납치했다는 남자에게 돈을 보내려던 50대 여자 고객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피해를 막았다.

14일 충청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0시께 박모(50·여)씨의 휴대전화에 “엄마 살려줘”라는 아들인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어 “당신 아들을 납치했다. 지금 같이 있는데 즉시 1000만원을 은행계좌로 송금하지 않으면 (아들을) 신체장기 파는 곳에 넘기겠다”는 남자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또 “전화를 끊지 말고 빨리 우체국으로 가 돈을 송금하라”는 협박에 박씨는 오로지 아들(25·대학생)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박씨는 11시께 흥분한 상태로 대전 가양동우체국을 찾아와 정기예금(400만원)의 중도해약을 요청했다.

우체국 직원 서정원씨는 박씨가 매우 서두르고 흥분돼 있는 모습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돈의 사용처를 묻자 “급하니 빨리 처리해 달라”며 언성까지 높였다.

이를 지켜본 김정일 우체국장이 재차 돈의 사용처를 묻고, 보이스피싱사례를 얘기하면서 뒤늦게 도착한 남편을 설득했다. 이어 남편과 아들간에 때마침 전화 연락이 되면서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예금의 중도해약을 취소할수 있었다.

박씨의 아들은 운전면허를 따려고 학원에서 연습중이었다.

박씨는 “아들을 납치했다는 협박 전화를 받고 당황한 나머지 전화금융사기에 넘어갈 뻔 했다”며 “우체국 직원들 덕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충청체신청 관계자는 “전화금융 사기의 유형이 매우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전화를 끊지 말고 계속 연락을 취하라는 것은 전형적인 수법인 만큼 당황하지 말고 신속히 경찰이나 금융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전/임병술 기자  mbs2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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