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무상급식, 무상의료에 이어 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을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민주당발(發) '무상 시리즈'에 대한 교수, 전문가를 비롯, 학계와 정·관계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복지정책이 구체적인 재원 확보방안이 미흡하고 실현성이 없는 표와 선거만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한 반대의견이 적지 않아 공식 당론으로 채택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13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무상보육, 대학생 반값등록금 실현 및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한 재원 확보방안'을 당론 채택 안건으로 상정하고 총 추가 소요 재원으로 16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만 5세 이하 어린이집·유치원 이용아동에게 비용 전액 지원'과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시설 미이용 아동 양육지원수당도 만 2세 이하·차상위까지만 지원되던 것을 만 5세 이하 아동 모두에게 지원'을 약속했다.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재정 소요는 4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반값등록금' 정책은 ▲기초생활수급자∼소득1분위 등록금 전액 장학금 지원 ▲소득2∼4분위 등록금 반액 장학금 지원 ▲소득5분위 등록금 30% 장학금 지원 ▲지방국립대생 소득4분위까지 등록금 전액 장학금 지원 ▲근로장학금 지원을 받는 학생을 2만5000명에서 5만명으로 확대 등을 약속했다. 추가 재정 소요는 3조2000억원으로 추계했다.

이에 민주당은 앞서 6일 전 국민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10%로 낮추고, 병원비 본인 부담 상한액을 100만원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무상의료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민주당은 재정 확보방안과 관련, 큰 증세 없이 부자감세 철회, 경제성장에 따른 세입 자연 증가, 건보개혁 등으로 19조원의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성진(경제학) 고려대 교수는 "복지정책을 약자에 집중하지 않고 부자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건 친서민정책이 아니라 친부자정책"이라고 비판했으며 현진권(경제학) 아주대 교수도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굉장히 위험한 사고"라며 "소득 상위 10∼20%의 최고계층은 정부가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보건행정학회장을 맡고 있는 사공진(경제학) 한양대 교수도 "무상의료는 무상급식·보육과는 파괴력이 상대가 안 된다"고 전제한 뒤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재정적 뒷받침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안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30%포인트 올리자는 것인데 1%를 올리는 데 약 5000억원이 필요하다"며 "산술적으로도 수십조원이 필요한데, 재원조달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강석훈(경제학) 성신여대 교수는 "무상복지는 불가능하고 위험한 탁상공론"이라고 말했다.